1차 산업과 관광산업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IT산업에서 제주경제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연 IT산업이 침체된 제주경제에 새 빛을 밝혀 줄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제주에 부는 IT바람= 제주도는 지난해 9월 제주도 정보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IT산업을 기반으로 첨단산업단지 구축 등을 통해 정보화거점도시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2003년까지 △전자상거래 지원센터 확충△도청 중심 e-Market Place 구축△휴양형 벤처타운·ART밸리 조성 등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까지 인터넷 전자무역관 시스템, 항만 EDI 및 물류 종합망, 해양 GIS구축 등을 포함한 단계별 산업정보화 전략을 마련했다.

제주시도‘제주소프트타운 2010 프로젝트’를 통해 2010년까지 수출이 가능한 소프트웨어기업을 50개 이상 유치 또는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제주시는 2010년까지 3단계로 나눠 500억의 투자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현병희 제주시정보화담당관은 “제주소프트타운을 장기적으로 IT와 BT가 융합된 신산업 창출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라며 “2010년까지 IT기업 500개를 유치 육성하고 IT사업고용인력이 6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첨단지식산업단지 육성이 국제자유도시 계획에 포함되면서 제주IT산업의 전망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제주 IT산업 현주소=제주IT산업이 제주의 대체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제주지식산업진흥원이 최근 조사한 도내 IT업체는 155개. SW개발업체가 34개, 컴퓨터· 통신 31개, 컨텐츠 개발 12개, 온라인쇼핑 12개, PC판매 등 기타업체가 66개다.

이종훈 제주지식산업진흥원 사업단장은 “이 가운데 10%만이 육지부와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취약한 자본력, 고급인력의 절대부족과 인력 도외 유출, 지역 시장 규모의 협소, 창업보육 전문 컨설팅 기관 부족 등이 제주 IT산업의 현주소다.

그러나 제주IT산업의 성장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기회요인은 역시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이미 국내 IT관련업체들의 제주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SDS는 제주도와 공동으로 제주IT개발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게임개발업체인 지스텍은 ‘제주가상현실 구현 프로젝트’추진을 위해 본사 제주이전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덕IT포럼은 도내 IT업체의 모임인 제주IT포럼과 최근 협정을 체결하고 협력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IT산업 관련 인프라도 점차 갖춰지고 있다. 창업보육센터, 중소기업지원센터, 제주소프트웨어지원센터, 여성창업보육센터 전자상거래지원센터, IT관련 지원 및 집적시설이 운영 중에 있다.

내년부터 운영될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와 문화산업창업지원센터도 IT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IT 제주를 열어라=‘IT 제주’시대를 열어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IT고급인력 양성문제, 연간 도내 대학 IT관련학과에서 배출되는 인원은 연간 1600여명. 업계에선 이중 10%만이 직접 실무투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들을 제주 IT산업을 선도할 인력으로 키워낼 국제적 수준의 인재육성기관은 없는 실정이다.

열악한 자금시장환경도 개선돼야 한다. 제주IT산업 육성을 위한 펀드조성 등이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IT기반시설의 집적화된 운영 △국내·외 기관과의 IT협력 채널 구축 △국내외 투자유치를 위한 제도적 환경 정비 등도 ‘IT제주’건설을 위한 선결조건이다.

특화된 기술개발과 함께 도내 IT업계의 자체노력도 있어야 한다. 부산지역 IT업체들은 시장방어를 위해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자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도내업체의 경우 사안별 협력관계 이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 IT산업은 제주경제의 버팀목인 농업 등 1차 산업·관광산업과 연계해 이들 산업을 견인해 내는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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