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가 곧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중재에 본격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정책을 고수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지니 특사의 방문을 하루 앞둔 2일 레하밤 지비이스라엘 관광장관의 암살범이 체포될때까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에 대한 연금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이날 리쿠르당 모임에서 "지비 장관의 암살범들이 체포돼 처벌받을 때까지 살인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아라파트는 라말라에 계속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강경파 지비 장관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 조직원들에 의해 암살됐다.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해 12월3일 이스라엘 군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를 봉쇄한 이후 라말라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해 사실상 연금상태에 처해있다. 이스라엘의 봉쇄조치로 아라파트 수반은 전통적으로 참석해온 성탄절 베들레헴 미사는 물론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10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샤론 총리는 투르뵤른 야글란트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회담에서도 "아라파트 수반의 무장세력 단속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그는 공격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지비 장관의 암살범들도 체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이어 최근 폭력사태가 줄어든 것은 "이스라엘의 조치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과격단체들의 공격은 아라파트 수반의 `폭력 종식" 호소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이스라엘은 지비 장관 암살범 체포를 비롯해 PFLP 지도자인 아흐메드 사다트와그의 부관에 대한 체포도 팔레스타인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는 아라파트 수반에게 테러조직을 단속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미 국무부가 이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같은 조치가 "폭력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지니 특사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제한조치를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3일 이스라엘에 다시 복귀할 지니 특사는 양측의 휴전을 위해 중재에 나서게 된다. 아라파트 수반이 지난해 12월16일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자제를 촉구한 이래 이스라엘측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아 그 어느때보다 긴장완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그러나 양측은 여전히 휴전에 앞서 필요한 평온 기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있다. 샤론 총리는 미국의 휴전안 이행을 위해 일주일의 `완전한" 평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측은 최근 3주간의 평온으로 휴전안 이행에 충분한 기간이 지났다고 말했다.(예루살렘.워싱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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