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교 자체 운영…1개교당 1년 예산 최대 1300만원
내년 인건비 '제로'…마을·학부모에 책임전가 지적

읍·면 지역 초·중학교의 통학여건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통학버스 지원을 끝까지 외면하면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제15대 제주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시절이던 2014년 초부터 작은 학교 대상 통학택시 도입을 주장하며 이같은 내용을 선거공보에 포함시킨 한편 선거공약(1-4)을 통해서도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읍면 초·중학교 통학 지원을 임기내 해결하겠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교육감 취임 3년차인 올해 현재 도교육청이 통학버스를 지원한 읍면학교는 통폐합으로 통학구역이 넓어진 18개교(20대) 뿐으로, 실질적인 통학여건 개선은 요원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성초와 대정서초, 하례초, 예래초, 대흘초, 토산초, 조천초 교래분교장 등 읍면 작은학교 7곳은 마을회와 학부모회, 총동창회가 자체적으로 차량을 구입하거나 지자체, 기업 등의 지원을 받아 가까스로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7개 학교에서 자체 운영하는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만 올해 305명에 달한다. 반면 도교육청은 인건비에도 못미치는 500만~1300만원을 지원하는데 그치면서 행정시와 마을·학부모들에게 운영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특히 영어교육도시내 학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학생수가 올해 130명에서 2012년 258명으로 늘어나는 보성초는 내년부터 통학버스 2대중 1대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몰렸는데도 도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인건비 지원에 대해 도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단 한푼도 편성하지 않으면서 교육감이 역점을 둔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기본적인 노력도 외면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은 "인건비를 지원하게 되면 사실상 교육감이 운전원을 고용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예산 부담이 우려된다"며 "제주도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안에 버스 증차를 요청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학교당 6000만원 가량인 통학버스 예산을 이들 7개교에 지원할 경우 4억여원, 교육예산 확대 추세를 감안하면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큰 무리가 없는 만큼 학부모들의 고충 해결을 위한 교육감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시백 교육의원은 "읍면 지역 마을회나 학부모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게 학생들의 등하교 문제"라며 "이들이 차량 노후화에 따른 사고 위험을 걱정하며 자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현실을 방치하는 것은 교육청의 책임있는 행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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