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신정부가 페소화와 달러화의 1대1 태환 폐지, 페소화 평가절하, 변동환율제 채택을 골자로 하는 경제개혁안을 곧 발표하고 강도높은 자구책을 본격 가동한다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이처럼 본격적인 경제자구책을 가동하려는 가운데 채권 상환액 280억 달러를 지불하지 못함으로써 1410억 달러 규모의 공적 채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들어갔다고 현지 통신사가 이날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페소화 평가절하가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호르헤 카피타니치 내각조정장관은 4일 발표할 정부의 경제개혁안이 아르헨티나의 전반적인 물가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나오는 일간지들은 페소화와 달러화의 1대1 태환 폐지가 경제개혁안의 토대라고 전했다.

경제전문 신문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달러구매자는 앞으로 공개시장에서 달러화를 구매할 수 있으며 특히 일부 생필품 수입업자는 1 달러당 1.4 페소라는 특혜환율로 달러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일부 신문들은 신정부가 달러화, 유로화, 브라질의 헤알화 등의 통화 바스켓에 근거하여 페소화의 가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페소화 평가절하를 비롯한 신정부의 경제개혁안은 더 큰 항의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피타니치 장관은 사회적 긴장의 완화가 제1 순위 사안이라면서 “경제개혁안의 철학은 사회적 위기의 악화를 피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 페론당 출신 경제학자인 흐르헤 레니코브연방 하원의원을 경제장관에, 부통령을 역임한 카를로스 루카우프 부에노스아이레스주지사를 외무장관에 임명하는 등 새 내각 명단을 일부 발표했다. 두알데 대통령은 급진시민연합(UCR)의 호르헤 바노시씨를 법무장관에 기용해 일단 거국내각의 면모를 갖췄다.

새 경제장관에 임명된 레니코브 하원의원은 페론당 부에노스아이레스 지구당 출신으로 30년간 두알데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레니코브 의원은 87년 안토니오 카피에로 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의 경제 고문으로 주정부에서 일하기 시작해 89년 주정부 경제장관이 된 뒤 8년 5개월동안 재직할 정도로 페론당 주지사들한테서 상당한 신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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