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 모독"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이 사이버공간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영화의 상영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영화계와 종교계 인터넷 사이트에 항의성 의견을 올리는가 하면 상영저지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주장을 조직적으로 펼치고 있다.

크리스천 사이버 시위의 표적이 된 곳은 지난해 11월 15일 `18세 이상 관람가"등급을 부여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예수의 마지막 유혹」이 등급심의를 마쳤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등급분류 취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영등위 인터넷 홈페이지의 사이버민원 코너에는 네티즌들의 항의성 민원이 폭주했다.

영등위는 구랍 14일 "헌법재판소의 등급보류 위헌결정으로 부득이 관람등급을 부여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성 답변을 게시판에 띄우는 동시에 한기총에도 공문을 보냈으나 네티즌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등위는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민원에 시달렸고 지난 연말 "「예수의 마지막 유혹」에 대한 게시물 폭주로 인해 정상적으로 영화부 사이버 민원 게시판을 운용할 수 없게 됐다"는 고지 창을 띄우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새해가 들어서도 등급부여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은 여전히 하루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김수용 영상물등급위원장은 "심도있고 세심한 논의를 거쳐 관련법과 절차에 따라 등급분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한 뒤 "민원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현행법을 어기라는 요구는 들어줄 없는 일 아닌가"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다음카페에서도 상영저지 모임이 만들어져 영등위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남길 것 등을 독려하고 있다.

한기총의 김청 홍보국장은 "가급적 조용하게 해결한다는 기본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강경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신도들이 적지 않은데다가 자생적인 반대모임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면서 "상영관과 개봉일이 확인되면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개신교 전문 인터넷 사이트 뉴스앤조이에 상영저지 움직임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던 정혁현 목사는 "일부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사이버 시위를 벌이고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3년 전에 비해 훨씬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크게 우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예수의 마지막 유혹」의 수입판권을 가진 코리아준은 두 차례나 날짜를 연기한 끝에 19일로 개봉일을 잡았다.

정준교 코리아준 대표는 "기독교의 압력에 부담을 느껴 일부 극장이 망설이고있으나 서울에 6∼7개 정도의 스크린은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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