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유네스코는 1997년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을 세계 최초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이래 우리나라는 전체 285건중 13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당시의 정치·사회·문화·생활사를 엿볼 수 있을 뿐만 각종 역사 관련 창작물의 플랫폼이 되고 있고, 승정원일기는 글자수가 2억4000여만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 역사 기록으로 현재 약 10% 정도만 번역돼 있다. 향후 스토리텔링 소재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하니 기록문화는 우리 민족의 큰 자부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기록문화를 가진 선조들의 DNA가 유전되서인지 필자도 다양한 종류의 자료를 기록해 관리하고 있으며 많은 유용함을 누리고 있다.

첫째, 직업과 관련된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 20여년전에 개인 홈페이지(http://kanggc.iptime.org)를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고 거기에는 강의록, 강의 동영상, 기출문제, 연구논문, 기고문, 각종 데이터, 직접 부른 애창곡, 사회활동 내역 등 모든 정보들이 탑재돼 있다. 정보가 공개돼 있다 보니 지난번 제주발전연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홈페이지 정보를 보고 특강을 요청해 오는 경우도 있다.

둘째, 건강관련 자료를 기록해 관리하고 있다. 7년 4개월 전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매일 몸무게를 측정해 기록하고 월별로 분석하기도 하고, 1993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건강검진 자료들을 엑셀에 저장해 각종 건강지표들의 추이를 비교하기도 한다. 다이어트 전과 후의 건강검진 자료를 비교해 보면 혈압이나 간 관련 지표들이 모두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매일 몸무게를 측정하면서 음식 조절을 하므로 요요현상 없이 몸무게를 잘 관리하고 있다.

셋째, 재정 관련 자료를 기록해 관리하고 있다. 1993년에 제주대학에 부임한 이후 급여명세서를 관리하고 있는데 퇴임할 때 급여 추이와 경제지표의 추이를 비교·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급여 외에 각종 수입에 따른 십일조와 교회에 바치는 각종 헌금을 엑셀로 관리함으로써 교회에 바쳐야 할 헌금이 누락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각종 대출금과 저축 내역을 기록해 관리하고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넷째, 자동차 관련 자료를 기록해 관리하고 있다. 언제, 몇 킬로미터에, 무엇을,  얼마에 수리했는지 등 자동차 수리 내역을 기록해 관리함으로써 정기적으로 교환해야 할 오일이나 부품 등의 교환 시기를 사전에 알 수 있다. 또 차를 매각할 경우 구매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고 좋은 가격에 매각할 수도 있게 된다. 

다섯째, 자녀들 성장 과정을 기록해 관리했다. 부모들은 모두 자녀들이 성장하는 것을 신기해하며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관리에 소홀함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두 딸을 키우면서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큰 딸 2000여장, 둘째 딸 1300여장 되고, 또한 12편의 동영상을 찍어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는데 결혼할 때 선물로 줄 계획이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기록 DNA로 자신만의 기록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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