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치원생의 86%가 유치원 교육 이외에 한글·영어·수학·피아노 등 각종 조기 특기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는 무려 10∼12가지의 특기교육을 받거나, 이를 위해 쓰는 사교육비가 한달에 100만원을 넘는 등 부모들의 유아 조기교육에 대한 과열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창의적이고 전인적인 인적자원 양성을 위한 유아교육 혁신’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 만 2∼7세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 2159명 가운데 유치원 방과후 별도의 조기 특기교육을 시키고 있는 부모는 전체의 86%(1847명)에 달했다.

특기교육을 2가지 받는 경우가 30%로 가장 많았고 1가지 28.8%, 3가지 20.6%, 4가지 11.9%, 5가지 5.4%, 6가지 3.3% 등이었다. 또 10가지 이상을 받는 유아가 8명, 최고 12가지를 받는 유아도 있었다.

종류별로는 한글·글쓰기 교육이 49%로 상당수를 차지했고 수학(32%), 영어(28%), 피아노(28%), 미술(22%) 순이었다.

부모들이 지출하는 교육비는 1인당 월평균 12만6000원으로, 월 10만원 미만 사용자가 과반수를 차지했으나 30만원 이상도 11.2%, 최대 105만원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 직장여성보다 전업주부인 어머니가 조기 특기교육에 더 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조기 특기교육의 이유로 ‘지능계발’(74%), ‘초등학교 준비’(64%) 등 외에 ‘남이 시키니까 불안해서’(28%) 라는 응답도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모들이 조기 특기교육의 시기가 너무 빠르고 종류·비용이 과다함을 알면서도 남들이 시키니까 나도 따라하는 현실이 문제”라면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조기교육의 자제를 유도하고 부작용에 대한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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