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문학회 지역 사료 등 인문자원 수집
「성산풍아」발간…대표 명문·명시 등 풍성

관광 개발 바람에 제주에서 가장 뜨거워진 동네가 있다. '성산포'얘기다. 관광객이 물 밀 듯 쏟아지고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간판이 걸리는 것은 사실 요즘 일이다. 당장 눈 앞에 천혜 자연 경관이 있는데 더 무엇이 필요하랴 싶지만 사실 그 곳에는 오랜 세월 켜켜이 쌓아 올린 인문자원이 있다. 풍광이 좋은 곳에는 늘 문인과 예인이 모여들었고 그에 걸 맞는 작품들을 남겼다.

성산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산포문학회(회장 강원보)가 발간한 「성산풍아」만 봐도 얼추 짐작이 간다.

성산읍 내 14개 마을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거쳐 수집한 자료를 한학자인 오문복 선생이 국문으로 번역한 책에는 가히 '성산포'류라 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표현들이 눈길을 끈다.

책은 김순이 작가의 기획으로 △1부 영주제일경 성산일출 △2부 성산읍을 노래한 시 △3부 성산읍의 명문 및 금석문 △4부 성산읍의 생활문서 등 총 4부로 정리됐다.

성산일출을 읊은 제주 명사와 문사들의 시에서는 해돋이의 웅장함이 생생하다. 그냥 성산포를 노래한 글도 100여편이 넘는다. 이 중에는 서귀포시에서만 볼 수 있는 남극노인성에 대한 시도 3편이나 발굴됐다.

고성리 출신 효자인 홍달한의 행적을 기록한 '홍달한 효자전'이 처음 완역됐는가 하면 금석문으로 조선시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사(義士) 정려를 받은 난산리 오흥태 의사의 비문도 옮겨졌다.

조선말기에서 일제 강점기 사이 제주의 경제 사정과 물품 구입 등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이승태 가의 '각물종치부기'등의 자료도 흥미롭다.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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