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 차장대우

'파안대소(破顔大笑)'란 얼굴이 찢어지도록 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즐거운 표정(表情)으로 한바탕 크게 웃는 웃음을 이른다.

'웃음'은 웃는 모양이나, 소리라고 풀이된다. '웃다'의 사전적 의미는 '기쁘거나 만족스럽거나 우스울 때 얼굴을 활짝 펴거나 소리를 내다'라고 되어 있다. 웃음은 여러 가지 경우에 감정을 표현하는 신체적 수단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 '웃는 사람을 보면 상대방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 진다' 등 웃음에 대한 예찬은 수없이 많다. 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기분이 좋지 않고 상대방이 미워도 웃고 있는 상대방에게 화를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렇듯 웃음은 인간의 본능이며 어느 사회에서건 웃음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가 활짝 웃었다. 지난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근혜계가 내세운 4선의 정우택 의원이 당선되면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 친박계의 정우택 의원은 62표, 비박계 나경원 의원은 55표를 얻어 정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가 됐다. 이정현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들과 개표를 지켜보던 중 미소를 지었다. 미소라기보다 파안대소에 가까웠다. 앞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팔짱을 낀 채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아직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지난 17일 제주시청과 서울 광화문광장 등 전국에서 77만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촛불을 들고 나온 국민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정신 차리라'고, 탄핵심판 준비 중인 헌법재판소에는 '신속하게 탄핵을 인용하라'고 외쳤다. 꺼지지 않는 국민들의 촛불민심은 무능한 정치권과 나라 지도층에 대한 마지막 경고이자 준엄한 명령이다. 

여당은 '촛불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아니 촛불민심에 맞서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이 차가운 길거리에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새누리당 해산을 촉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누군가의 웃음을 보면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속담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단 나 혼자만일까.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