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 한의사

얼마 전 야뇨증으로 고민하는 엄마와 상담을 하게 됐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일주일에 3~4회는 밤에 이불에다 오줌을 싼다는 것이다. 오줌량도 많아서 이불을 빨기가 힘이 든다고 했다. 비뇨기과에 가서 검사도 받아 봤지만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

마침 한의원에서도 한의학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냐고 상담을 하게 됐다. 5세 이상인 아이가 한 달에 2회 이상씩 밤에 오줌을 싸면 야뇨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처음부터 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계속 오줌을 싸는 경우도 있고 소변을 가리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후자를 심각하게 생각해서 치료를 하고 있다.

원인은 신장, 방광, 요도의 기질적인 이상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외의 경우가 더 많고 특별한 기질적 원인 없이 오는 경우가 있다.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야간에는 오줌을 저장할 수 있게 하고 주간에 뇨의를 느끼고 싸게 하는 기능이 잘 안돼서 오는 경우도 있다.

위에서 본 학생의 경우는 기질적인 이상이 없이 갑자기 나타난 경우라서 소변에 가장 밀접한 장기인 신장을 보해주는 한약을 처방했다. 소아들은 신장에 기운이 허해서 소변을 저장할 수 있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일주일 정도 후에 확인해보니 밤에 오줌을 싸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3개월 정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하고 현재도 한약을 투여중이다.

한약은 비단 소변뿐만이 아니라 소아들의 성장이나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때문에 3개월 정도 약을 써도 해가 되지 않고 도움이 되니까 안심하고 복용하는 것을 주지시켰다가 밤에 자기 전에 오줌을 싸게 하는 것은 괜찮지만 잠자는 도중에 일부러 깨워서 소변을 보게 하는 건 안 좋은 습관이니 꼭 한의학적인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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