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재 제주대 생물학과 교수·논설위원

제주 화산섬은 중앙에 위치한 한라산에서부터 해안선까지 그 자체가 보물섬이다.

제주도의 상징인 한라산은 1966년부터 한라산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으며, 1970년에는 한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한라산을 포함한 제주 섬의 여러 명소들이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제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러한 제주의 자연환경 자산은 청정제주의 브랜드가치를 드높이면서 제주 섬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토록 하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다면 우리는 자연환경 자산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후세대들이 자연환경 자산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건전하게 보전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최근 들어 제주미래 비전의 핵심가치인 '청정과 공존'을 구체화하는 시책들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제주발전연구원은 '(가칭)제주국립공원 조성을 위한 기초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팀은 제주지역에 분포하는 자연자산의 현황, 도민의견 조사를 통해 제주국립공원 조성의 필요성과 국립공원에 포함해야 할 자연자산의 범위 등을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라산국립공원, 중산간, 연안역, 오름, 습지, 하천, 곶자왈, 천연동굴, 용천수 등 9개 자연자산에 대한 보존가치 등에 대한 인식조사를 수행했다. 제주지역에는 여러 곳이 국제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도처에 분산돼 있다. 그래서 연구팀은 산재돼 있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들을 연결하는 (가칭)제주국립공원 지정을 제안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주 섬의 특성을 살리고 생태계, 자연경관, 인문환경 등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한라산-중산간-해안지역-해역을 연결하는 생태축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연구팀이 제시한 제주 국립공원 확대 지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87.4%가 찬성의견을 보였다고 하니 자연사랑에 대한 높은 도민의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제주 자연가치 보전과 관광문화 품격 향상을 위한 워킹그룹'이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탐방예약제 실시와 입장료 부과를 권고했다고 한다. 제주도가 이 권고를 적극 추진한다고 하니 내년부터는 한라산 5개 등산코스와 성산일출봉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할 듯싶다.

매년 제주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제주관광 산업의 고도화 수준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한라산 등반 및 성산일출봉 탐방예약제는 시행 초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 시행은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과 더불어 자연환경 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나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지역'이다. 그래서 국립공원은 항구적으로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해야 한다.

국립공원이 존재한다는 것에 주민들은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공원 내에서는 산나물 채취 등과 같은 사소한 행위까지 금지되고, 공원지역 내에 내 땅이 있더라도 토지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자연사랑이 우선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가칭)제주국립공원 확대 방안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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