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식 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장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이번 겨울에는 기습적인 한파가 3월까지 찾아온다고 예보됐다. 한파가 찾아오면 한라산 북쪽인 제주시에는 북서풍이 강하게 불며 눈·비가 내린다. 서귀포시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중산간 이상에는 많은 눈이 내린다.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이라 할 수 있지만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 고도 차이에 따라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운전자라면 겨울철에 한번쯤은 경험했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넘어오는데 서귀포시 날씨가 괜찮으니 평상시와 같이 제1횡단도로나 남조로에 진입했다가 고도가 높아지면서 눈이 쌓이고 빙판길이 되면서 긴장하게 되고 심하면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해안지역에서도 1년에 한두번은 도로에 눈이 쌓이고 빙판길이 되는데 이럴 경우 경험이 부족한 도내 운전자들은 계속 운전을 하다가 자동차가 미끄러지거나 접촉사고 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는 바로 '괜찮겠지'라는 자만과 준비부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라면 눈길에서는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2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 눈길에서는 무조건 서행하면서 이면도로보다는 대도로로 운행하도록 하며 풋브레이크와 엔진브레이크를 적절히 사용하도록 한다.

장거리 운행시 도내 도로는 고도 차이에 따라 노면상태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눈이 내릴 때 중산간 이상 도로운행은 삼가도록 한다. 자동차에는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타이어 교체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점에서 체인을 갖고 다니도록 하고 장착하는 방법도 한번쯤 연습해둬야 한다. 요즘 스프레이체인도 판매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눈이 내릴 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비상용으로 비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타이어공기압은 평소보다 조금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온도가 내려가면 공기압도 떨어지는데 이에 따라 파손이 쉽게 발생할 수 있고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액도 중요한데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냉각수를 추가로 보충한 적이 없다면 정상적인 부동액 혼합비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운행하면 되지만 냉각수를 보충했다면 정상적인 비율을 유지하도록 부동액 보충이 필요하다.  

해안지역은 겨울철이라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어 부동액이 조금만 들어있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한라산 쪽 도로를 운행하다가 자동차를 세워두고 내려올 경우 영하날씨로 엔진이 깨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리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배터리 역시 중요한데 기온이 내려가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는 점이 문제다. 섭씨 0도만 돼도 성능은 30%정도 줄어드는데 4년 이상 사용했을 경우 교환하는 것이 좋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단자부분 등이 부식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제주지역 도로에서도 눈이 많이 내려 빙판길이 되면 눈을 녹이고 다시 얼지 않도록 하는 제설제인 염화칼슘을 뿌린다. 염분 때문에 자동차는 부식을 촉진할 수 있어서 운행 후에는 바로 자동차 외부와 하체부분을 세차해 주도록 한다.

도로관리부서에서도 이번 겨울에 기습적인 한파가 자주 찾아온다고 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하고 있다. 모래주머니를 중산간도로에 비치해 놓아야 하며 눈이 많이 내릴 경우 즉각적인 제설작업이 이뤄지도록 장비점검과 제설제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올해 교통사고를 보면 11월말까지 전년대비 발생건수는 231건(5.5%), 부상자는 383명(5.8%), 사망자는 14명(17.1%) 감소했다. 사망자인 경우 연말까지 80명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100명 내외 발생하던 교통사고 사망자가 올해 들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도 감소추세가 계속돼 교통부분에서 만큼은 제주지역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심어져야 하는데 겨울철에 대비한 이와 같은 준비와 노력도 한 가지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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