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기 전 제주민속박물관장 「제주말로 캐낸 한라산 옛말Ⅱ」

사람의 삶이란 참으로 어정버정하여 한 사람의 살아가는 모양새라 할지라도 모두 써서 남길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모양새를 모으면 하나의 삶이 된다.

무슨 말일까 하는 의문은 진성기 전 제주민속박물관장과 만나면 풀린다.

진 전 관장이 최근 펴낸 「제주말로 캐낸 한라산 옛말Ⅱ-제주사람들의 삶」 얘기다. 꼬박 3년 전 「제주말로 캐낸 한라산옛말Ⅰ-제주사람들의 삶」, 앞서 2011년 발간한 「올렛집 옛말」 Ⅰ·Ⅱ집에 이르기까지 '말'에서 찾아낸 것들은 진솔하면서도 구수하다.

넓고 넓은 바다 위 제주도를 '호박씨' 모양으로 보고, 한라산을 중심으로 해각으로 뱅 돌아가며 샘물 나는 데마다 찾아가면서 삶을 심어온 사람들을 만나 수집한 자료들이다.

2014년 50년 인생을 담아온 '제주민속박물관'을 제주대학교에 기증하고 '한집'이란 호로 남으면서도 기억을 '말'에 옮겨 기록하는 작업은 놓지 않았다.

제1부 역사적 옛말과 제2부 신앙적 옛말, 제3부 토속적 옛말, 제4부 지연적 옛말 등 1권과 같은 구성으로 이해를 도왔다. 앞서 작업이 귀양살이 선비와 기생, 양반, 원님 등 인물에 관한 이야기와 제주의 무속신앙과 우화 등을 제주어로 묘사했다면 이번은 밭 갈고, 말을 몰고, 지붕 이고, 해녀질 배우고, 맷돌질하는 서민들의 삶과 지형과 관련된 자료가 옛말로 정리됐다. 자신의 호를 따 올해 제주대 박물관 내에 개관한 '한집박물관'개관 기념의 의미도 담았다. 도서출판 디딤돌.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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