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석 논설위원

분리 배출 미흡해 발생량 급증

제주사회가 쓰레기 전쟁을 벌인지 두달째 접어들고 있다. 제주시가 지난해 12월 시민 100명과 함께 생활쓰레기 요일별·시간별 배출제를 시범 운영한데 이어 서귀포시도 올해 1월1일부터 동참, 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제주도는 양 행정시가 오는 6월까지 시행할 요일별·시간별 배출제 시범운영  및 보완을 거쳐 7월부터 본격 운영키로 했다. 

요일별·시간별 배출제 핵심은 종전 요일 및 시간에 관계 없이 클린하우스로 배출할 수 있었던 쓰레기를 종류별로 △월요일 플라스틱류 △화요일 종이류 △수요일 캔·고철류 △목요일 스티로폼·비닐류 △금요일 플라스틱류 △토요일 불연성(화분·깨진유리 등) △일요일 스티로폼으로 제한되고, 배출시간도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허용됐다. 다만 가연성은 오후3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 사이에 매일 배출할 수 있고, 음식물쓰레기는 매일 아무때나 배출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도 전역으로 확대 시행된 요일·시간별 배출제는 넘쳐나는 쓰레기 발생량은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임으로써 미래세대까지 청정 제주의 가치를 물려줘야 한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제주지역 '쓰레기 홍수'는 도민 1인당 발생량 전국 최고의 지표에서 확인된다. 통계청·제주도의 분석 결과 도민 1명이 매일 버린 쓰레기 발생량은 2015년 기준 1.80㎏으로 전국 평균 0.97㎏을 2배 가까이 상회하면서 전국 1위의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관광객 증가로 최근 5년간 도내 도내 1일 생활쓰레기 발생량도 2011년 764t에서 2015년 1161t으로 397t(52%) 급증했다.

반면 가정·사업장에서의 잘못된 분리 수거 및 행정의 미흡한 대응으로 재활용률이 2014년 환경부 기준 56%로 전국 평균 59%에 미치지 못할 만큼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하면서 처리비용 급증·생활환경 악화·청정 자연환경 훼손 등 후유증도 심화되고 있다. 소각·매립시설 과부화에 따른 처리시간 지연으로 거주민들이 쓰레기 악취·미관 저해로 생활불편을 겪고, 수거·운반에 2015년 기준 542억원이 소요될 만큼 막대한 행정비용을 투입하는 실정이다. 또 입지 지역민들의 반대로 부족한 소각·매립시설을 신규 설치하는 것도 어렵고, 설령 주민들의 동의하더라도 좁은 섬 특성상 신규 시설 추가 확보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 지출, 청정자연 환경 잠식에 따른 관광객 감소의 문제도 안고 있다. 쓰레기 처리의 본질이 자원으로 재활용해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지만 주민들의 분리 수거 실천이 미흡, 1995년과 2015년 각각 도입한 종량제·클린하우스 등 백약이 무효한 실정이다.

재활용률 높이는 실천 필수
 
제주시·서귀포시가 재활용률 향상으로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요일별·시간별 배출제 시행에 나섰지만 도민들의 참여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정해진 요일에 맞춰 쓰레기가 모아지면 재활용 효과도 높일 수 있어 도민들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무제한 배출에 익숙했던 고정관념과 결별해야 한다. 행정당국도 분리 배출을 압박하기 보다는 도민들의 편리한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및 낙후된 수거차량·선별시설의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 세계환경수도의 모범으로 평가된 독일의 '그린시티' 프라이부르크만 해도 시민들의 부피가 큰 재활용품 편의성 확보 및 배출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환경공기업이 재활용수집센터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가 쓰레기 홍수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요일·시간별 분리 배출의 실천이 환경보호 및 재정수입 확대, 관광산업 발전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의 안경을 써야 한다. 조선시대 개혁군주 정조대왕도 「홍재전서」에서 "좋은 결과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숨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긍정의 안경을 쓰고 습관에서 탈출해야 쓰레기 홍수시대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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