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보다 수수료 더 높아 되레 손실 발생
금융소비자원 "금융위 실적내기 정책" 비판

'국민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금융권 배불리기용 금융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다.

출시 초기 비과세 혜택 등 '국민부자 만들기' 상품으로 기대감이 높았지만 수익률보다 수수료가 더욱 높아지면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ISA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농어민 등의 재산 형성을 위한 상품으로 예금이나 적금, 주식, 펀드 투자가 가능한 통합계좌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신탁형'과 금융권에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뉘며, 투자 수익금의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은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된다.

그러나 일임형 ISA의 평균 수익률이 금융권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보다 낮아 '국민거지 만들기' 상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201개 일임형 ISA 상품의 출시 이후 평균 수익률은 0.49%로 연 평균 수수료인 0.88%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일임형 ISA 수익률은 출시 이후 -0.22%, 수수료는 연 0.77%를 기록, 가입자들은 수익의 4배를 수수료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률보다 수수료가 높아 모든 가입자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금융소비자원은 금융사를 위한 상품이자 금융위원회의 청와대 보고용 실적내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지역 일임형 ISA 가입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도내 금융업계 관계자는 "NH농협은행과 제주은행에서 개설한 도내 ISA 계좌수는 각각 3000여개와 5700여개로 정기 예금을 위한 신탁형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타 금융권을 통해 일임형 ISA를 개설한 가입자들의 경우 원금 손실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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