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로저 퍼거슨 부의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퍼거슨 부의장은 이날 제네바에 잠시 기착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미 경제에 긍정적인 조짐과 부정적인 요소들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면서 "작년말에는 어두운 정보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지표들이 부정적인 쪽에서 이동해 좀 더 밝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선 미 경제가 언제쯤 어떤 모양으로 회복될지를 언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면서 "여전히 견해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을 밝게 전망하는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퍼거슨 부의장은 "소비자신뢰지수와 무역실적 등이 과거에 비해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는 29-30일 소집되는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인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월가에서는 FRB가 이번에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왔다. 연방기금금리는 현재 지난 40년 사이 가장 낮은 1.75%에 머물고 있다.

오는 FOMC에서 표결권을 행사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앤터니 산토메로 총재는 이날 "고실업률에 따른 소비지출 위축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고용시장 불안이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고용 증대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추가적인 자극은 필요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잭 귄 총재는 전날 애들랜타 로터리클럽 회동에 참석해 "FRB가 필요할 경우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여력이 있다"면서 "필요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가 추가 인하될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미경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분기중 위축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하반기에는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으로 약 3%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앨런 그린스펀 FRB 총재는 7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났으나 회동 후 기자들에게 일체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월가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를 주목해왔다. 그린스펀 의장은 오는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경제 상황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제네바.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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