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둬 제주시내 한 중학교에서 국어교사들이 합심해 학생들의 부교재로 활용할 시읽기 자료집을 펴내 새뜻한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중학교 국어교사모임이 최근 묶어낸 시읽기 자료집 「뒷집누나」가 그 책이다.학생들에게 시 읽히기를 고민하던 이 학교 국어교사들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지던 ‘시’를 학교생활에서 쉽고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글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부교재로 활용할 시자료집을 엮었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지난 1년간 학생들에게 읽힐만한 ‘좋은시’를 고르기 위해 기성시인들의 시를 탐독했다.제주의 자연과 삶 등 제주의 정서를 느낄 수 있게 제주시인들의 시도 골라넣었다.이렇게 해서 모아진 기성 시인들의 시에다 이 학교 재학생 등 학생들이 정성들여 쓴 시도 한데 섞어 학생들의 시 읽기를 유도하고 있다.

 이 시집은 조재도 양정자 정희성 정호승 신경림 김용택 윤동주 정현종 이생진 박재삼 유안진 등 도외시인과 양중해 김광협 문태길 문복주 허영선 문무병 오승철 오영호 김수열 김희철씨 등 도내시인,이 학교 학생들의 시를 한데 섞어 ‘학교’‘사람’‘삶’‘자연’‘그밖에-사랑과 그리움 미움’등 5개 주제로 나눠 편집됐다.

 이 자료집의 제목 「뒷집누나」는 학생 시의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긴 머리 찰랑거리며/너무나 너무나 환하게 웃는/우리 뒷집누나”처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게 시읽기라는 것을 일깨울 수 있는 제목이어서 택했다는게 이 자료집을 편집한 이현미 교사의 설명이다.

 시인시와 학생시 가릴 것없이 시편 마다 시에 대한 생각을 키우기 위해 ‘생각의 터’를 따로 붙였다.예를들어 ‘방학하는 날’이란 시를 읽으면서 방학하는 날의 풍경과 느낌을 생각하게 한다든지,‘어머니’라는 시를 읽고는 어머니와 관련된 단어를 적어보게 한게 그것이다.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여는 글을 쓴 한기팔 시인은 “시란 무엇인가,수사법은 무엇이고 리듬은 어떤 것이가,시에는 어떤 함축적인 내용이 있는지를 따지며 시를 어렵게 이해하려 들거나 어떤 학습적인 틀에 스스로 가두어 놓기보다는 상상력을 키워가며 시를 읽어가는 과정에서 시와 친숙해져서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스스로 우러나도록 하는 시 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CD로도 제작된다.150권 발간.<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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