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7000원·김밥 3500원 등 평균 9.5% 인상
채소류·계란값 급등 여파…식당도 매출 줄며 타격

거래처와의 점심 식사가 잦은 영업사원 최모씨(33)는 최근 제주시내 식당을 찾았다가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마 전까지 6000원이던 김치찌개 값이 7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최씨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일부러 값싸고 양이 많은 찌개집을 찾았는데 1000원이나 올라 당황했다. 경제는 나아지고 있다던데 피부에 와 닿는 체감경기는 겨울바람보다 매섭다"고 말했다.

제주지역의 외식비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에 머물고 있는 반면 외식비는 9% 이상 폭증하면서 얇아진 지갑에 대한 도민들의 고민을 더욱 키우고 있다.

12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외식비 중 김치찌개 값은 지난해 12월 기준 7125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6333원에 비해 12.5% 증가했다.

삼겹살 역시 전년 동기 1만3704원 보다 12.2% 오른 1만5389원을 기록했으며 △칼국수 6875원(전년 대비 8.5% 증가) △비빔밥 7375원(〃5.3%) △냉면 7250원(〃4.8%) △삼계탕 1만2500원(〃2.7%) 등 주요 품목 모두 서민 메뉴에서 멀어지고 있다.

행자부의 외식비 통계 품목 중 '5000원 식사'가 가능한 음식은 짜장면과 김밥뿐이었다.

짜장면은 전년 동기 4667원보다 7.1% 오르며 가까스로 5000원을 유지했으며, 김밥은 2013년부터 2833원을 이어오다 한번에 23.5% 폭증하며 3500원을 기록했다.

외식비 고공행진은 식당 업주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파와 태풍 피해로 제주산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는데다 최근에는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제주산 계란값까지 한 판당 8000원 이상으로 치솟고 있지만 손님이 떨어질까 봐 음식값을 원하는 만큼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씨(33)는 "2년 전부터 김치찌개를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식자재 비용을 고려하면 당장이라도 올려야 하지만 다른 메뉴의 마진으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며 "같은 양을 팔아도 매년 이윤은 감소한다. 버티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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