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토착화와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제주사회는 한국의 첨단 개방지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종교·문화적 배타성을 희석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제주성안교회 부설 제주복음화연구원 주최로 성안수용관에서 열린 제주복음화연구원 제1회 학술세미나에서 서정민 연세대학교 교수는 ‘제주교회 100년 사회문화에 미친 영향’주제로 이기풍선교사의 제주파견에서 제주와 기독교 민중운동,해방이후 제주기독교의 수난과 부흥 등 제주기독교 100년사를 되짚었다.

 서 교수는 발표를 통해 “제주의 초기 가톨릭역사는 민족토착세력과의 제휴에 실패한 데 반해 조세나 치안·행정 등 지방정치와 밀착된 ‘정교유착’을 보였다”며 “특히 타 지역과 달리 처음부터 서양선교사의 역할이나 관할이 배제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또 “현재 제주개신교회의 신도 비중은 도민수의 5.7%에 불과하는 등 제주에서의 기독교 영향력은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이에따라 장구한 역사적 선교 경로에도 불구,여전히 제주복음화 과제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의 토착화 과정은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을 늘리는 전초단계로서 심각히 요구되는 과제”라는 서 교수는 “제주지역 사회가 갖는 문화·종교적 배타성과 토속성을 감안,토착선교론적 입장의 수용 또한 다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정종훈 관동대학교 교수는 “제주선교를 위해 교회는 사회·문화적인 토양과 현실을 먼저 이해하는 가운데 기독교적인 전통과 융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오늘의 교회는 특히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확인하는데서 제주선교의 출발점을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광철 한신대학교 교수 또한 “바람직한 지역사회 선교는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며 “제주 사회 역시 종교·문화적 배타성을 희석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박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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