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채권단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3차 협상에서 제시한 ‘통합방안’의 조건을 검토한 결과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되면 곧바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D램값 급등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독자생존론이나 단순한 제휴방안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하이닉스 구조특위 관계자는 9일 “스티브 애플턴 사장을 주축으로 한 마이크론협상팀은 이번 협상에서 하이닉스 D램사업부문 통합을 기본축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구체적인 협상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하이닉스와 채권단은 이 안에 대한 검토작업에 우선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턴 사장의 개인일정 등을 감안, 이번 협상에서는 MOU 체결을 위한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한 뒤 양사 재정자문사(살로먼스미스바니·골드만삭스)가 참여하는 실무협상을 거쳐 정식 MOU를 체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구조특위 관계자도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 협상자체가 깨질 염려는 거의 없다”며 “마이크론 주가 역시 협상호재에 힘입어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합의를 이끌어내는 쪽으로 결론이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협상중인 가격차가 알려진 만큼 그리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하이닉스 및 채권단이 요구하는 가격이 어느 정도 합의가능한 수준임을 시사해 주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하이닉스 채권단으로서는 현금보다는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주식으로 부채를 상환받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며 “마이크론 주식의 현재가치보다는 미래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주중 마이크론과의 MOU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MOU에 구체적인 인수가격까지 포함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대략 기본적인 협상구도와 향후 일정, 가격산정방침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한때 마이크론의 제안조건이 기대치에 밑돌 경우 ‘헐값매각’ 시비나 국익차원에서 신중한 태도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었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통합방안’에 대해 하이닉스의 D램사업을 분리, 별도의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매각대금으로 마이크론의 주식을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D램사업을 분리하고 남은 하이닉스 비D램 사업부문에는 마이크론측이 19.9%의 지분투자를 하게되며, 하이닉스도 별도로 제3자로부터의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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