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사진에 관심을 갖거나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은 색다른 풍경을 찾아 곳곳을 누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관광지나 명소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가운데 사진으로 담으면 작품이 되는 곳을 찾으며 이곳을 주로 포인트라 한다. 전문가 영역이었던 DSLR(렌즈 교체형)카메라의 보급의 확산됐고, 스마트폰 카메라 역시 일반카메라 못지 않은 수준으로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사진포인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제주에서 대표적인 사진포인트는 이시돌목장에 있는 이색 건축물인 '테쉬폰'이다. 이 곳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아치모양의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폐건물이다. 10여년전만해도 소수의 사람들이 나만의 작품사진을 찍기 위해 찾았지만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현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곳뿐만 아니라 사파리를 연상하는 삼다수목장, 새별오름 인근의 왕따나무, 감귤껍질 말리기 작업장인 신천목장,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 등 관광지는 아니지만 사진포인트로 사실상 관광명소가 되버린 곳이다.

하지만 제주의 대표 사진포인트가 유명세를 타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포인트 대부분은 관광지로 계획된 곳이 아니고 주민들의 생활과 작업공간이라는 것이다. 소수만 찾을 때는 주민들에게 별다른 불편을 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혼잡하고, 쓰레기 투기 등으로 생활과 일터에서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사유지내에 있는 상당수 사진포인트의 경우 출입을 통제하거나 관광당국에서 홍보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서울시 종로구 이화벽화마을의 경우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해 소음과 사생활 침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를 훼손시키는 일도 발생했다. 제주지역도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다가 관광객과 주민간 마찰과 충돌을 빚을 수 있다. 제주의 사진명소 인근 주민들에게 직·간접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관광객들도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제주의 사진포인트가 서울의 이화벽화마을처럼 갈등과 마찰을 빚지 않고 제주의 색다른 여행코스로 자리매김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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