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차장대우

드라마 '수사반장'은 한국형 수사드라마의 원조다. 1971년 3월6일 처음 방송돼 1989년 10월12일까지 20년간 방송했던 형사 드라마로 재미와 범죄예방효과는 물론 시민의 고발정신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위의 표상처럼 인식돼온 경찰상도 사회악제거와 안녕질서를 유지하는 '민중의 지팡이'로 바꿔놓았다.

또 통합의 리더십으로 미궁의 사건을 해결한 '박 반장(최불암)'은 피의자마저도 따뜻하게 대하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에 '큰형님'과 같은 존재로 국민들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다.

'박 반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빌딩이 높아질수록 그림자는 길어진다"는 명언을 남겼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범죄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범죄도 늘어난다는 말처럼 들린다.

제62대 서귀포경찰서장으로 취임한 김진우 서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2017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날로 교묘해지고 흉포해지는 강력범죄와 지능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민생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형사계장' 자리를 신설했다.

지난해 1월 25일 인사에서 '형사계장' 자리를 폐지한 지 1년 만이다.

'형사계장' 신설로 경찰서 특성상 수사·형사 업무를 모두 맡고 있는 수사과장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이번 인사에서 형사 팀장 자리를 지역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수사통' 경위급으로 모두 교체하면서 빠른 업무파악과 업무의 애정도 높아 안전한 서귀포시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숙제도 많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와 '권력의 몽둥이'이라는 극과 극의 별칭으로 불린다.

아무리 뛰어난 수사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불신만 쌓인다면 시민들은 경찰의 어떤 모습도 믿지 않는다.

이제는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김진우 서장의 '통합의 리더십'과 '형사계장' 부활, '수사통' 지역 출신 형사팀장들의 복귀가 길어지는 그림자에 햇빛을 비춰 시민들의 마음속에 '민중의 지팡이'로 자리 잡는 출발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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