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정치부장

최근 사회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업무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있겠지만 직장 동료와의 관계, 채무, 자녀, 결혼 등 다양한 문제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지난해 11월 직장인 621명을 대상으로 '동료와의 경쟁 스트레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무려 92.8%가 동료와의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97.3%)이 남성(87.5%)보다 동료와의 경쟁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스트레스가 생기는 원인으로는 '업무적으로 은근히 나를 무시해서'라는 답변이 22.7%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업무가 바쁘다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매일 술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적은 비용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 직장인들은 퇴근 후 대형매장에 들러 장을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자동차 용품이나 가전제품 등을 고르며 만족감을 찾고 있다. 장을 보는 시간만큼은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오직 자신의 취향과 판단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쇼핑을 하거나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쓰이는 비용을 가리켜 직장인들은 최근 '시발비용'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발비용은 비속어인 'X발'과 '비용'을 합친 신조어다. 스트레스로 인해 지출하게 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를 받고 홧김에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 등이 모두 시발비용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형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 역시 시발비용에 포함된다고 한다. 

특히 과거에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 다른 사람과 만나면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는 직장인들의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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