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농협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논설위원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최종 판결을 3월까지 낼 것으로 보여 정국은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정치 세력은 대선 예비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먼저 여권인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 사안의 핵심 당사자이고 인명진 비대위 체제의 당 혁신이 기대에 못미쳐 당내 동요가 극심한 상황이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유력 대선 후보 다수가 바른정당으로 떠나 대선 경쟁력이 매우 악화됐다. 
그러나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향후 황교안 권한대행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노동부장관, 정우택 원내대표, 원유철 전 원내대표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야권의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친문 진영인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와 비문 진영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비문 세력인 박원순 시장, 이재명 시장, 김부겸 의원 등이 야권공동정부론을 제시하며 연합 전선을 구축해 친문 진영을 압박했으나 박원순 시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이재명 시장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비문 진영의 공동 전선은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커다란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야권인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출마했으나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중위권에 머물러 고전하고 있다. 

향후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합류하면 당내 경쟁 체제가 가동되면서 당의 존재감이 커져 대선 국면에서 일정한 지위를 확보할 전망이다. 

그러나 본격적 대선 국면에서도 당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탈피 못하면 '제3지대론'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도 있다.   

최근 창당한 바른정당은 김무성 의원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가 출마를 접음으로써 현재까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대결로 압축됐다. 

그러나 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위권을 면치 못해 대선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입당 여부에 따라 가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전 총장은 새누리당 입당에 정치적 부담을 느낄 것이고 보수 성향을 볼 때 국민의당보다 바른정당에서 활동하거나 독자적 정치 조직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은 노회찬 원내대표의 불출마로 심상정 대표와 강상구 교육연수단 집행위원장의 대결로 압축됐다.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심상정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공동 정부를 향한 후보 단일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 대선이 범보수와 범진보 진영 후보간 양파전이었다면 이번 대선은 다당제를 기반으로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치열한 경쟁과 함께 세력간 합종연횡을 통한 연합 정부 구성이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으로 상징되는 패권 세력에 반대하는 비패권 세력의 연합을 뜻하는 제3지대론이 최대 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3지대론은 반기문 전 총장,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주도하고 있다. 향후 이들 제3지대론자는 대선 국면이 본격화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강화될 경우 개헌과 반패권을 매개로 반문(반문재인)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은 정치 세력간 외치와 내치의 역할 분담론 등을 통해 반문 연합정부의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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