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 한의사

얼마 전에 성인 환자가 왔는데, 갑자기 다리 쪽에 붉은 반점이 생겨서 퍼진다고 호소했다. 가렵거나 그런 것은 아닌데, 울긋불긋 보기에도 안 좋고 걱정이 돼서 내원하게 됐다고 했다. 자반증이라고 해서 주로 하지 쪽에 잘 나타나고 피하 출혈이 생겨서 피부 아래로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자반증이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혈소판 이상으로 출혈이 쉽게 돼서 피하에 붉은 반점이 보이는 것인데, 감염이나 알러지, 자가면역 질환으로도 올 수가 있다.

일단, 환자를 보니 과로도 오고 몸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것을 보충하는 쪽으로 치료를 하게 됐다.

한방에서 기력을 보충시키거나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약을 처방하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약 20일 복용하고 얼마 전에 내원했는데, 반점들이 깨끗이 없어졌다. 전체적인 몸에 밸런스를 맞춰주는 치료를 해서 피부에 자반증을 치료한 것이었다. 한방치료의 좋은 점은 비단 피부 자반증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환자의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재발도 되기도 한다. 사람 몸이 언제나 일정하게 같을 수는 없을 테니까 다시 컨디션이 안 좋아지거나 무리하게 되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때의 상황에 맞춰서 부족한 면을 보충시키거나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치료를 해줘야 할 것이다.

모든 질병은 결국 그 몸에 주체자인 자신의 몸이 스스로 치료를 하는 것이고, 의사는 그것을 도와주는 보조자이다. 결국 치료는 환자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 면역력이나 항상성의 힘으로 낫는 것이고 의사는 옆에서 도와주고 그 치유의 힘을 북돋아 주는 보조자인 것이다.

그래서 가급적 환자에게 몸에 정기를 북돋아줘서 무리 없이 치료될 수 있는 순한 약을 우선 처방을 하게 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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