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사드' 후폭풍 제주관광 '위기를 기회로'

마케팅 업무 일원화·구미주 홍보 사무소 운영 필요
경유 관광 활성화로 제주 하늘길 접근성 악화 해소
대중교통 개편 등 개별 관광객 인프라 개선도 시급

질적성장을 위한 제주관광의 체질 개선은 예전부터 강조돼왔다. 중국발 저가관광 폭증은 유커에 대한 제주관광의 의존도를 크게 높였으며, 부동산 폭등·쓰레기 처리난 등 지역사회 전반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제주관광은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유커 감소 등 침체기를 겪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관광당국과 업계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시장다변화 '새틀짜기'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360만3021명으로 이 중 유커 비율은 84.9%(306만1522명)에 이르렀다.

올해 역시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1월 기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6.3%(19만1620명)가 중국인들로 채워졌다.

실제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거나, 향후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방한 수요 억제가 반복될 수 있어 시장 다변화는 시급한 과제로 남고 있다.

그러나 제주관광의 해외마케팅은 여전히 중화권에 집중돼 있다.

박람회, 설명회, 팸투어 등 제주관광공사(JTO)의 중화권 마케팅 실적은 2014년 54건, 2015년 60건, 2016년 66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기준 일본은 39건, 구미주는 30건에 그치는 등 해외마케팅 자체가 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도는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JTO는 일본에서 홍보사무소를 제각각 운영하는 등 외국인 모객을 위한 전초기지 자체가 이원화돼 있다.

결국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중인 미국·유럽 사무소에 제주관광 홍보사무소를 설치·운영하는 한편 해외마케팅 업무를 JTO로 일원화하는 등 시장다변화를 위한 새틀짜기가 요구되고 있다.

△경유객 유치로 접근성 해소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 직항노선 역시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직항노선 개항은 수익 여부를 따지는 항공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육지부에 비해 아웃바운드 수요가 낮은 제주에서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경유 관광객' 유치로 접근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육지부로 방한한 후 국내선을 통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04만9883명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제주 직항노선이 없는 아시아권 및 미국·유럽권 관광객들이 경유를 통해 꾸준히 제주를 찾고 있는 것으로, 이는 열악한 해외 하늘길 대신 제주로 집중된 국내선을 통해 다국적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 향토 여행사들이 육지부 여행사와 보다 많은 경유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경유 관광객들의 제주 재방문율이 높아지면 제주행 직항노선 수요도 늘어나 결국 시장 원리에 따라 제주 직항노선도 다양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관광객 인프라 구축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 개선도 제주관광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시급한 과제다.

제주발전연구원이 발표한 '외국인 개별관광객 유치증진방안'에 따르면 대중교통이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관광수용태세 분야로 꼽혔다.

이에 따라 도는 '대중교통 체계개편안'을 확정, 오는 8월 시행을 목표로 실행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편리한 대중교통 구축을 위해 도는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도 전역을 1시간 이내에 통행할 수 있는 급행버스와 동·서부 환승센터 기종점에 관광지 순환형 버스를 투입키로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이용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광지 순환형 버스에 관광안내사도 배치된다.

외국인 개별관광객들의 언어소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는 올 하반기까지 불편 민원과 관광지 문의 등을 실시간으로 접수하는 서비스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관광의 온라인 홍보를 위한 스마트관광 구축과 원도심 일대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야간관광 프로그램 확충 등 다양한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고경호 기자

김영진 도관광협회장

[인터뷰] 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

"제주관광의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이미지 마케팅'보다는 향토 여행사들이 주축이 된 '비즈니스 마케팅'을 추진해야 한다"

김영진 도관광협회장은 "개별관광객 활성화를 통한 제주관광 체질 개선이 시장 다변화의 핵심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직항노선 신설이 우선돼야 한다"며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항공사만 바라보고 있으면 접근성은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항노선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경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 상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행정은 자기 비용을 들여 경유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도내 향토 여행사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향토 여행사 육성 방안으로 김 회장은 전문 여행사 인증제를 제안했다.

김 회장은 "외국인 관광객 모객을 전문으로 하는 향토 여행사들을 중화권, 유럽권, 미국, 무슬림 등 권역별로 묶어 '전문 여행사'로 인증해야 한다"며 "해당 여행사들이 도에서 인증한 전문 여행사로서 경유 상품 개발 등 현지 마케팅에 뛰어 들어야 보다 안정적이고 실효성 있는 시장 다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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