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제주도립미술관 건립 추진 사업이 새해 들어서는 활기를 띨까.

제주도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는 창립대회 후 1년 9개월만에 처음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강영호 추진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자 지난 12일 오후 3시 제주도문예회관 다목적 실에서 회의를 소집하고 한국화가 양창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새롭게 추진위원장으로 선출하는 한편 부위원장 자리를 현재의 3명에서 숫자를 늘리기도 하는 등 기구개편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양 이사장은 ‘볼일이 있다’는 이유를 자리를 뜬 상태인데다 아직까지 추진위원장 자리를 수락하지 않은 상태여서 미술관 건립 추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또 일각에서는 양 이사장이 위원장 자리를 수락한다고 해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출범 초기여서 재단 일도 버거운데다 미술관 건립추진이라는 사업을 얹어 부담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 이사장도 “전 강영호 추진위원장한테서 전화로 추진위원장에 선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제하고 “ 그러나 미술관 건립이라는‘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회의에서 자리에 없는 사람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하는 것은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황이 전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원장 자리를 수락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또 “미술관 건립은 우선 부지선정이 돼야하는데 무엇보다 행정 책임자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진위원장 자리를 놓고 미술인간 의견이 팽팽했다. 제주도내 문화예술정책과 사업 등을 주도할 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현 미협지회장 △미협·탐미협·재경한라미술인협회 3인 공동대표체제 등 3가지 안건이 팽팽해 표결에 붙여 양 이사장을 새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한편 제주도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000년 4월 22일 제주민속관광타운 회의실에서 미협도지회, 탐라미술인협의회, 재경한라미술인협회 등 3개 단체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됐다.

그동안 추진위원회는 제주미협 관계자를 주축으로 제주도청 문화예술과와 현경대 국회의원, 우근민 지사 등을 방문해 도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등에 협의했지만 뾰족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데다 제주도도 추진위원회 창립 바로 전에 문화관광부에 미술관 건립에 따라 보조금 신청을 했다가 부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을 미뤄 빈축을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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