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차장 대우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며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부르는 '졸업식 노래'는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하는 것은 물론 진한 감동마저 준다.

졸업식이 최초로 열린 날짜와 장소는 문헌에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고종 32년 소학교령이 공포되고 소학교가 처음 생긴 것으로 미루어 졸업식 행사의 시발점은 일제강점기 이전이다.

오늘날 졸업식은 매우 간소화되고 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보내는 정과 떠나는 정의 뜻이 담긴 송사와 답사마저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헤어지기 아쉬워 선생님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던 훈훈한 정이 넘치는 졸업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 후배 중학생의 교복 등을 찢고 바다에 빠뜨리는 등 도 넘은 졸업식 뒤풀이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과도한 졸업식 뒤풀이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과 지역사회가 합동으로 범죄예방교실 운영과 졸업식 뒤풀이 예방활동에 나서면서 졸업식 분위기가 그나마 차분해져 가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 초·중·고등학교가 졸업시즌을 맞아 졸업 일정에 따라 졸업식이 속속 진행되면서 학교마다 한창 분주하다. 

특히 서귀포경찰서가 최근 새로운 세상에 발걸음을 내딛는 장애학생들에게 특별하고 의미 있는 졸업식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지난 10일 열린 서귀포온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장애를 극복하고 '꽃길'을 걷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졸업생들의 가슴에 장미꽃을 달아주며 졸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앞장서 실천했다. 졸업은 한 단계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새로운 세상에 발걸음을 내딛는 길이 '꽃길'이 될 수 있도록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우리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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