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역질서를 새롭게 규율하게 될 뉴라운드가 정식 출범해 무역·투자 자유화가 확대되고 13억 인구의 중국이 WTO에 정식 가입함으로써 세계경제가 통합돼 가면서 21세기에는 더욱 심화된 경쟁환경이 예상된다. 도내 축산·수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실태=축산업의 대표적 축종인 소와 돼지의 사육동향을 보면 서로 상반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0년대부터 소 사육농가와 사육두수가 계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돼지는 농가는 줄어드는데 사육두수는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북제주군의 경우 지난 95년 2433농가·2만4970마리에서 2000년에는 536농가·1만2861마리로 사육농가는 20%, 사육두수는 50%로 크게 줄었다.

가격은 지난 90년 500kg기준 200∼230만원에서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급상승한 한우 값이 올들어 500만원대를 넘었고 교잡우도 동반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돼지는 지난 95년 268농가·15만4197마리에서 2000년에는 250농가·24만8518마리로 전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수산업의 경우 한·일, 한·중 어업협정에 따라 어장환경이 축소되고 무한정이라고 인식되던 어장자원이 한정되는 등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뉴라운드의 영향=일단 축산업에서는 당장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게 학계와 연구기관의 전망이다.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제주도가 지역단위 구제역 청정인증을 받아 육지로부터 소·돼지 등 가축과 생산물의 반입이 금지되는 등 상대적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정지역 이미지로 내수시장 소비가 촉진됐으며 필리핀·홍콩 등 동남아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여기에 한 몫 했다.

수산분야에서도 외국산 수산물의 수입은 이미 제한없이 이뤄지고 있어 일시적 충격은 없을 듯하다.지난해만해도 중국·베트남·일본·인도네시아 등지에서 9만7787톤에 2억4800만여달러의 각종 수산물이 수입됐다.

문제는 뉴라운드 협상에 따른 각종 수산보조금의 감축이다.

영어자금이나 정부수매사업, 선원공제료 지원, 어선건조지원 등이 규제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경우 영세어민들의 어업기반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산보조금 철폐시 북제주군에만 연간 341억1100만원의 피해를 줄 것으로 분석된다.

△대책과 과제= 비육돈 생산비가 덴마크나 미국은 kg당 1274원인데 우리나라는 1572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경영능력과 생산기술의 개발이 꾸준히 노력해야할 과제다.

사양관리를 개선하고 브랜드 차별화를 정착시키고 대량증식보다 점진적으로 품질 고급화와 생산효율성 제고를 이뤄나가야 한다.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는 한우 송아지 생산기지화사업을 차질없이 시행하되 영세농가 소외 위험성을 보완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수산업은 인공어초시설과 종묘방류 등 자원조성 차원의 연안어장 목장화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또 어업구조조정사업과 어업경비절감을 위한 어구자동화시설 확대도 시급하다.

뉴라운드의 출범이 단기적으로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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