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일명 '신용카드 돌려막기 식'으로 위험요소를 다른 것으로 막는 상황을 폰지게임이라 한다. 이 용어는 1925년 당시 '90일만에 원금의 2배 수익 보장'을 내세우며 미국 전역에서 8개월간 4만여명으로부터 1500만 달러를 끌어모은 사기범 찰스 폰지의 범행수법에서 시작됐다. 미국에 개발 붐이 한창이던 1925년 당시 폰지는 플로리다에서 막대한 투자배당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지만 실제로 그는 아무런 사업도 벌이지 않았다.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다른 투자자의 납입금으로 지불하는 식으로 사기행각을 이어온 것이다. 

단기간에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는 욕심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자주 쓰는 것이 발로 부동산 시장 부양책이다.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내세우며 국민들에게 빚을 내 집을 사라고 부추기면서 부동산시장을 띄우면서 정책적으로 투기를 조장했다. 빚이 늘어나도 부동산시장 부양으로 경제가 살아나면 국민소득도 함께 증가,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주지역은 유입인구 증가와 대규모 투자사업 활성화 등으로 부동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활황세를 보였고, 여기에 도민 상당수가 빚을 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결국 제주에서 집이나 땅을 사려면 더 많은 빚을 내면서 부동산 시장 거품과 함께 가계부채도 급증했다.

결국 실소유자 중심의 도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거품붕괴의 위험성을 한층 더 크게 만드는 것은 물론 도민 가계부채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다. 제주경제는 최근 2~3년간 전국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많이 오르는 등 단기간 효과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다. 당장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인상으로 인해 도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고, 연체율도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 주택가격 거래량 감소하는 등 점차 부동산시장 거품도 빠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제주경제가 안정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폰지게임 상황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더디더라도 부동산보다는 기존의 농수축 및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우수기업유치를 통한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제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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