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시달리는 2017 제주경제] (하) 현실화되고 있는 '경고등'

식당·숙박·전세버스 등 유커 감소 직격탄
수요 감소로 건설경기도 불안한 외줄타기

제주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불확실성'이라는 국가 간 정치·외교적 갈등의 특수성은 제주관광을 끝 모를 침체에 빠트리고 있으며, 호황을 이어가던 건설경기 역시 둔화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관광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위기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 당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끝이 보였던 메르스 사태와는 달리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할 수 없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여파에 대해 관광업계는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위치한 향토음식점을 확인한 결과 점심시간에 맞춰 끝도 없이 들어오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종적을 감췄다.

2~3명씩 무리지어 찾아오는 싼커(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빈 테이블을 채우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관광객'이라는 기대와 달리 저렴한 메뉴를 주로 찾으면서 영업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식당 대표는 "살아남으려면 손님 유치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사드 여파가 언제까지 갈 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춘절 연휴 차고지를 지켜야 했던 전세버스들은 여전히 배터리 케이블을 빼 놓은 채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는 숙박업계는 설상가상으로 손님까지 급감하면서 업체 간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조2642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호황을 이어가던 제주 건설경기 역시 불안한 외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부터 인구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주택담보 대출조건까지 강화되면서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2019년 이후 주택건설용지가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하수관, 도로폭 등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까지 통과될 경우 건설경기 침체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제주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관광업계와 건설업계에 켜진 '경고등'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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