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사회부차장 대우

어쩌다보니 먹고 사는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는 시대다. '돈'이 갑인 세상이다. 그런데 돈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됐을까. 우선 돌고 돈다는 데서 생겼다는 설이다. 돈의 교환기능을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일리가 있다. 

또 고려 말까지 전(錢)과 도(刀)가 화폐를 뜻하는 말로 함께 사용되다가 조선시대에 돈으로 통일됐다는 설이다. 이와 함께 무게 단위인 '돈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돈쭝은 지금도 금 등의 무게를 재는 단위로 쓰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한 것은 도(刀)에서 유래됐다는 설로, 돈을 다룰 때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내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돈도 칼처럼 잘못 다루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잘 써야 한다는 의미라 한다.

이 시대 샐러리맨(급여생활자)들에게 매달 통장으로 지급되는 '돈', 즉 월급은 자신을 포함한 한 가정의 삶을 연명하는 희망이다. 하지만 업무는 태산인데 그만큼 보상을 못 받는 것 같아 불만이 쌓인다. 당장 먹고살 걱정에 용감하게 사표를 쓸 수도 없는 냉정한 현실에 한숨은 더 깊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사측과 근로자측은 이견을 보이면서 논의가 장기화된다. 그 과정에서 서로 상처와 실망을 주기도 일쑤다. 

그럼에도 근로자측은 쉽게 물러설 수 없다. 더욱이 최고경영책임자의 죄를 덮거나 회사가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수십억원 또는 수백억원을 물 쓰듯 쓰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근로자 저임금의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제주도다. 2015년 기준 제주지역 사용근로자의 월급여액은 229만4000원. 전국 평균 292만원보다 63만2000원 적다. 상승률도 전국과 비교해 8.1%포인트 낮다. 반면 제주지역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3%로, 전국 평균 1%를 웃돌고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월급과 자녀의 성적만 빼고 모두 올랐다'는 푸념도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 16일 제348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도 생활임금 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제주의 근로자들의 삶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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