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 단 2팀 참가 그쳐
배우 기근·예산 부족 등…공연 예술 활성화 주문

판을 키우고 있는 전국 사정과 달리 제주 연극계가 '무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에는 단 두 단체만 참가한다. 배우 기근과 예산 부족, 지원 한계 등 고질적 문제가 누적된 결과다.

한국연극협회제주도지회(이하 연극협회)는 다음달 24.25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를 진행한다.

극단 가람(대표 이상용)이 창작 초연극 '저 너머 바람이 되어'(극본 정연주·연출 이상용), 극단세이레극장(대표 강상훈)이 '콜라소녀'(극본 김숙종·연출 정민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각각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무차별 도시 개발로 인한 가족 갈등 등 사회적 이슈와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골랐다.

이런 노력은 그러나 연극제 사상 처음으로 단 두 팀만 참가하는 상황에 가리게 됐다. 연극협회에는 많게 5~6개 단체가 가입해 활동해 왔지만 현재 3개 단체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 마저도 남은 한 팀이 올해 작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제주 연극 축제'라는 수식어를 무색케 했다.

2015년까지 명맥을 유지했던 제주연극제는 지난해부터 전국대회 예선으로 선회하며 이름을 잃었다. 전문배우로 일반적인 생활이 힘든 데다 예산 지원을 받지 않으면 작품을 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반복되며 18년 전통을 정리한 셈이다.

이번 역시 가장 지원금액이 큰 공연장상주단체지원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낙점 받은 1개 팀과 창작공간지원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한 1개 팀만이 참가하며 제주 연극계 현실을 반영했다.

지역 연극계 관계자는 "창작 고민 보다 공모 서류를 어떻게 작성하고 결산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할애하는 시간이 더 많다"며 "연극단체들의 열악한 현실이 심사 등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이나 인적 자원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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