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장, 정치평론가, 논설위원

지난 토요일, 서울의 광화문과 전국의 촛불 본부에 '자발적인 대중운동'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촛불운동을 굳이 자발적인 대중운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에만 해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는 '전국민의 건강파괴자'로 찍힌 박근혜가 투옥된 장면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논리에 대해서 필자는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서 위험한 상거래 행위를 시작한 것일까. 그것은 아마 돈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추가돼야 할 논리는 과거 자신의 행위들에 대한 큰 '고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박영수 특검팀은 박근혜를 기소유예로 검찰조직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피의자 박근혜 면담조사를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특검은 많은 사람들을 구속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우병우 구속문제도, 박근혜의 체포와 구속, 신병처리 문제도 아직은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 있다. 구속된 많은 사람들은 검찰에서 재판을 진행할 것이다.

지금 전국에서 박근혜를 섬기는 사람들은 특별한 호칭이 필요한데, 그들을 우리는 '박근혜파'라고 부를 수 있다. '박근혜파'는 전통 보수파와는 확실히 구분된다. 조직과 조직 사이에 또는 그 안의 인간관계에서 봉건성과 불법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신에 '박근혜파'는 지극히 한국적인 전통이 잘 드러난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의 사조직을 총동원하고 거기에 경제계의 도움으로 사람들을 동원하는 데는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솔직한 느낌은 논리와 꿈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친박단체의 회원들은 돈을 너무나도 잘 밝힌다. 돈의 잔치가 끝난다면 이들의 모임도 완전히 해체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지도자급 인사들은 조직의 이름과 함께 남아 있을 가능성은 있다. 

우리는 대중운동의 현실과 미래를 가지고 이들을 본다. 태양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무는 해를 쳐다보기만 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이 현실의 사회 속에서 정치적으로 더 배려받고, 경제적으로 더 받아쓸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다. 지금 이들은 마지막 승부를 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도 박근혜는 중앙 행정권을 장악한 채로 있으며 그의 뜻을 알아서 잘 섬기는 사람은 지금도 황 권한대행이다. 

박근혜와 친박단체들은 박근혜가 수장인 상황에서 앞으로의 노선을 결정하고 움직인다. '태극기 물결'은 약간이라도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애를 쓴다. 지금도 헌법재판소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박근혜 대리인 변호사들과 박근혜는 일단 협상은 돼 있을 것이다. 박근혜의 최종 위기탈출 노선은 존재하는가의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친박단체들은 탄핵만은 피하고자 했다. 지금 탄핵은 국민적인 합의가 되고 있다. 그것도 2:8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탄핵을 찬성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근혜 대리인들은 파국으로 간다면 '완전한 파국'을 원한다. 그 파국이 왜 파국이며, 어떤 파국으로 갈 것인지 지금은 이런 문제들이 남아 있다. 이런 문제를 손쉽게 풀어줄 고단수의 법치주의는 없는 것일까. 혹시 박근혜는 도피의 길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어제 3·1절 기념사업이 있었다. 3월 혁명은 지금 우리나라 체제에 걸맞은 혁명이다. 이 3월 혁명은 사회주의 계열 인사들이 성장하기 전이었고 이들은 정열과 희망을 갖고 있었다. 최근 희망을 안고 있는 촛불평화대행진 행사가 이뤄진 것을 보며 우리들은 희망과 비전을 느낀다. 당시 3월 혁명은 민족에게 희망을 안기었다. 그러나 역사는 3월 혁명 참여자들에게 보수와 진보의 조화된 꿈을 안기었다. 지금 2017년에 역사는 이런 희망을 안기고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