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 1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이 지난 10일이후 엿새째 계속되면서 생활패턴까지 달라졌다. 여름철에나 봄직한 차량에어컨 가동이 눈에 띠는가 하면 실내에선 반팔, 외출땐 두꺼운 겉옷을 손에 들거나 홑옷차림으로 나서는 일이 일상화되는 등 ‘겨울속 초봄날씨’를 실감케 하고 있다.

△실내생활 변화=중앙난방이 되는 8층 건물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씨(24·여)는 옷장에 쟁여두었던 반팔 옷을 꺼냈다. 김씨는 “추위가 올때까지 당분간 난방을 안 한다는 데, 사무실이 더워 가볍게 옷을 입는다”며 “창문을 열어도 더운 바람 때문에 부채질을 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씨(36·연동)도 “방안이 덥고 아이들이 답답해해서 4일째 보일러를 틀지 않은데다 가습기도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절약 한몫=보일러 등 난방기 가동횟수가 줄며 유류수요도 감소했다. 아라동 모 유류 업체의 경우 이달 들어 가정난방용 유류 매출량이 30% 줄었다. 지난해 1월 1000드럼(1드럼당 200ℓ)상당 매출고를 기록했지만 따뜻한 날이 이어져 판매호조는 어려우리란 전망이다. 업체 관계자 오모씨(35)는 “지난해 12월 1300드럼이상 판매됐으나 날씨 탓인지 이달 들어 주문량이 줄었다”며 “비닐하우스용 유류수요가 있어 평균 매출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 빙과류 인기=이마에 흐른 땀을 훔치며 아이스크림 등을 찾는 발길이 줄을 이었다. 건입동 모패스트푸드점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아이스크림 매출이 늘었다. 점장 하모씨(31)는 “겨울철 하루평균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200개상당이나 3일전부터 갑절이상 판매량이 늘었다”며 “날이 풀리며 나들이객 등이 자주 찾는게 매출고 급증의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건강관리 요주의=하루 100명내외였던 감기환자가 날이 풀리며 150명까지 늘어난 일도2동의 홍만기소아과에는 장바이러스 일종인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설사환자도 줄을 잇고 있다. 홍만기 원장은 “설사·구토, 고열증세 등을 보일땐 일단 바이러스감염 여부인가 의심하고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만호 한국병원 가정의학과장도 “감기환자는 물론, 건강검진 환자도 늘고 있다”며 “관절염 등 만성질환 악화도 예상되므로 고령층일수록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관측이래 겨울기온 최고치=15일 아침 최저기온은 제주시 15.6도로 평년보다 12.8도 높았다. 이는 지난 1958년 1월12일 13.4도를 뛰어넘은 44년만에 최저기온 최고치. 서귀포시는 17.6도로 기존 최고치였던 1972년 1월24일 14.2도를 가뿐히 넘었다. 최고기온도 제주시가 15일 21.4도로 1950년 1월17일 21.8도에 약간 못미쳤으나 1972년 1월24일의 20.5도를 훨씬 넘어 30년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달말께 ‘한파’=찬 대륙고기압이 하강하는 이번주 후반부터 다소 추워지겠으나 평년보다 높은 기온은 여전하겠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남동쪽에 위치한 온화한 고기압 영향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 포근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며 “이달말 찬대륙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면서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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