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주 '여성' 현주소를 말하다 1. 성평등 불균형 심화

성평등지수보고서 '중간'…인권복지.성평등의식 하위권
경제활동.의지 높은 대신 일상생활.사회돌봄 등 뒤쳐져

광역자치단체 최초 여성친화도시.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타이틀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지정 후 지난해 재지정까지 벌써 만 5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2차년도 비전은 여전히 '함께 만들어가는'에 머물러 있다. 제109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3차례에 걸쳐 제주 여성의 현실을 진단해 본다.

# 사회참여 상위권 유지

제주 여성은 과연 행복한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지역 성평등지수 보고서(2015년)를 기준으로 볼 때 '아직'이다. 2010년 전국 16개 시·도중 11번째에 그쳤던 '성평등한 사회 참여'순위는 2011년 2위까지 올랐다가 이후 꾸준히 상위권(2012년 2위·2013년 6위·2014년 4위)을 유지했다.

반면 여성 인권·복지와 성평등의식·문화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인권·복지 영역에서 2011년 3위 평가까지 받았지만 2014년 13위까지 급락했다. 성평등 의식.문화는 아예 최하위권이다. 여성친화도시 지정을 받았던 2011년도 15위였다.

세부 항목을 보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가 된다.

사회참여에 있어 상대적으로 성평등을 이뤘다고 평가한 기준은 '경제활동률'과 자발적 의지에 있다.

제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한번도 전국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맞벌이 비중도 전국 상위다. 고등교육기관 진학률 역시 1위다. 의사결정에 있어 여성 관리자 비율이 2010년 16위에서 2014년 3위로 수직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복지 영역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공적연금가입자 성비가 전국 1위, 건강검진 수검률 성비도 1위다. 건강관련 삶의 질 성비가 2013년 10위에서 2014년 3위로 올랐다.

하지만 2013년 2위던 5급 이상 공무원 비율 성비가 이듬해 5위로 밀렸는가 하면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14위)이나 강력범죄 피해자 비율 격차(16위) 등에 있어 최하위권을 고수했다.

# 갈길 먼 일.가정 양립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편차가 더 벌어진다. 가족관계 만족도(10위), 육아휴직(10위), 여가만족도(15위), 여가시간(13위) 등 사실상 여성의 노동력 의존도가 높아진데 반해 가정과 직장 내 양성평등 인식 전환은 이뤄지지 않는 불균형이 심화됐다.

도내 여성 임금근로자 비율이 67.1%(2014년)으로 남성에 비해 4.1%p높았지만 상용근로자 비중은 30.1%(남성 36.4%)에 그쳤다. 비임금근로자중 무급가족종사자가 11.9%(〃 1.7%)나 됐다. 

저임금근로자(전국중간임금의 2/3 이하) 비중이 32.5%(전국 평균 26.2%)로 강원(34.8%)·부산(32.7%)·전남(32.6%) 다음으로 가장 높은 가운데 여성 비중이 50.5%로 남성 16.8%를 크게 상회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도내 직장내 보육시설은 채 10곳이 되지 않는다. 설치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장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비슷한 사유로 직장내 여성 휴게실 설치 사업(워킹맘 수호천사)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는 워킹맘 수호천사는 9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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