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요즘 제주농촌 풍경은 월동채소 마무리 수확에 바쁜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올해는 대부분 농산물 가격이 비교적 높아 농가들은 어느 때보다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월동채소 대부분은 농협유통센터나 중간 상인을 걸처 농산물 공판장이나 수도권 중간상인으로 넘어가는 형태로  유통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점은 농산물 포장이나 네이밍은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볼 수가 없다. 다시 말해서 소비자의 재구매 요소를 우리는 무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에 노출된 제주월동채소 현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슈는 감귤이나 제주중소기업 상품에 비교하면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타 지역에 채소 브랜드 사례들을 보면 그리닝(Greening), 뜨라네, 현대백화점 브랜드인 만나박스, 하이크린채, 프레시멘토, 맛군푸드, 자연미가, 참들식품 등을 볼 수 있으며 2014년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를 유형별로 보면 채소나 과실을 가공한 건강기능식품(2만7932건, 47%)이 가장 많았고, 어패류가공식품 (5583건, 10%), 곡물가공식품 (5146건, 9%), 효모가공식품(3065건, 5%)이 뒤를 이었다. 

해외사례로는 브레따뉴(프랑스) 브랜드가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며 이들의 특징은 독자적인 지역특성과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채소를 소비자에게 위생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고품질 정책을 추구해 프랑스에서 대표적인 채소브랜드로 성공한 사례다. 유바리 메론(일본) 브랜드는 1960년부터 출발한 브랜드로서 유바리킹이라는 적색 메론 개발을 통해 타 메론과의 차별화 전략은 물론 공동출하제 의무제를 통해 유통시장을 안정화시켜 고소득 작물로 성공한 예다. 

이처럼 국내·외 채소산업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실버산업 급성장, 건강 및 신선식단 트렌드에 맞춰 지자체 및 중소 농어업 법인들은 향후 치열해질 채소시장에 대비해 앞선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채소산업은 앞으로 더욱 지역적 차별화 전략과 더불어 도시농업인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채소브랜드와도 시장 다툼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식물공장은 도시 및 도시근교에 하우스형 빌딩을 짓고 무농약, 친환경적인 채소를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새로운 시장 진입 전략이 이뤄진다고 한다. 

식물공장으로 채소를 공급하는 나라로 유명한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 면적 때문에 전체 채소 소비량의 7% 가량만 자체 생산량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했다. 스카이 그린스(Sky Greens)에서는 철로된 고층 구조물로 수직농장을 설계해, 하루에 약 0.5t 규모의 채소를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우리 제주월동채소는 이처럼 브랜드 없는 무방비 상태로 생산에 치중한 산업육성 전략은 하루 빨리 전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제주월동채소를 위협하는 요인들을 보면 우선 소비자들의 수많은 농산물 가운데 제주월동채소의 품질의 우수성과 가성도(가격대비 품질)가 높다는 걸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100세 시대을 맞이해 신선하고 기능성채소 시장은 그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치열한 채소시장에서 제주월동채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주 월동채소 브랜드 육성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차별화된 브랜드 개발을 위한 정책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을 현재로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제주에 대표적인 월동채소, 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은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요소를 충분히 담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채소산업에 다양한 어려움도 프랑스 브레따뉴 사례를 보면 이미 답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제주월동채소 우수 브랜드를 육성함에 있어 제주의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지역적, 환경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고 브랜드요소 선택과 차별화된 품질을 하루 빨리 소비자에게 홍보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