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

제주의 많은 아이들은 다른 지역의 아이들에 비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 밝게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타 지역에 비해 교육이나 자연환경적인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의원에서 성장클리닉을 운영하다보면 오히려 제주 아이들이 화병으로 인해 아이들의 성장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제주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교육열이 높은 편으로 이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많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을 방치하는데서 오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많다. 특히 아이들의 아빠들은 잦은 외근과 술자리로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지극히 부족하고 가끔 함께 하는 시간조차 서로 낯선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스스로 "나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요"라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대해 객관화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고 심해진 이후에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불면증이나 소변 배변장애를 겪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심한 경우는 틱장애와 같은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틱장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아이들의 화병 또한 큰 원인이 된다. 적게는 코를 킁킁대는 증상부터 심하면 어깨를 들썩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뱉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폭력적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틱장애가 있는 경우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도 2차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정서상태가 더 나빠지기도 한다. 아이들도 어른들만큼 감당해야 할 세계가 있지만 표현을 잘 못할 뿐이다.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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