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자 산문집 「사무치게 그리운 날들」

'사는데 정답이 어딨어'. 낼 모레면 여든이라는 작가의 손 끝에 힘이 실린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글 앞에 새로운 문장이 솟아나는 경이로움을 즐긴다.

애써 거스르거나 치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음이 아름답다. "이 나이는 게으른 예술가, 무책임한 예술가가 아니다.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처럼 모든 씨를 뿌리고 거두어들일 줄 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예술가이다. 모든 실버들은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들 수 있는 예술가이다. 부엌살림도 예술이요,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도 예술이다. 비록 지금까지의 내 인생이 '황'칠된 캔버스처럼 보여도 그 위에 다시 인생을 덧칠해 그릴 수 있다. 아름다운 실버의 인생으로".

'감히 밑줄을 치지 않을 수 없다.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내 인생의 조각들을 덕지덕지'꿰매는 작업에 안민승 작가의 사진이 감동을 얹는다. 1999년 중앙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수필가로 등단한 저자는 현재 제주문인협회.수필문학회.애월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파우스트.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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