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교향악단 131회 정기연주회 객원지휘.협연 교체 진땀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무산…도립미술관 기념전도 취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 후폭풍이 관광에 이어 제주 문화계에도 미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은 오는 16일 예정이던 131회 정기연주회 계획을 지난주 급하게 바꿨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중국 호우 지에 지휘자의 객원지휘와 중국 전통 탄현 악기인 고쟁 연주자 웨이 유에 밍의 협연을 홍보했지만 13일 보도자료에는 이들 이름이 빠졌다.

대신해 강석희 경희대학교 교수가 객원지휘를 맡고,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의 협연으로 프로그램을 전면 수정했다.

공식적으로는 중국 측 객원 지휘자의 개인적 사정이라고 알려졌지만 사드 여파라는 것이 공연계 안팎의 중론이다.

실제 이번 연주회는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특별히 신경을 써왔다. 하지만 지난주 갑작스럽게 지휘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으며 프로그램 교체에 진땀을 흘렸다.

실제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이 순수 문화예술 분야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중국과 문화 교류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올 상반기 제주도립미술관을 포함한 국내 국공립 미술관 5곳에서 진행할 것으로 기획되던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중국 문화부 후원, 한국국제교류재단(KF).중국 인민일보 공동 주최)가 중국 측 일방취소로 무산된 것 역시 사드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제주와 부산에서 촬영예정이던 중국 광저우시 불산여유국의 '주강홍보대사경선' 프로그램도 중국 측 사정으로 취소됐다.

한편 16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도립교향악단 131회 정기연주회에는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서곡,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차이콥스키 대표작 '교향곡 제4번'등 성큼 다가온 봄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연주된다. 유료. 문의=728-2745~7.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