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더원 직원들이 14일 건물 외벽에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호텔더원, 한한령 이후 내국인 관광객 유치 주력
여행정보서비스, 필리핀·몽골 전세기 직접 유치

제주지역 관광업체들이 중국발 '사드 광풍'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내고 있다.

특히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체질 개선과 시장다변화를 추진하는 등 제주관광의 질적성장도 이끌고 있다.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호텔더원' 직원들은 건물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부착했다.

현수막에는 중국발 사드 여파를 돌하르방이 막고 있는 그림과 함께 '제주관광 위기, 새로운 바람과 도약의 기회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호텔더원은 중국의 '한한령'이 내려진 지난해 말 현지 여행업계를 통해 제주행 유커들의 발길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전체 180실 중 50%를 중국인들로 채우던 호텔더원은 유커 점유율을 20%까지 낮추기로 결정하고 내국인 단체 관광객 모객에 나서기 시작했다.

겨울을 맞아 가족 단위로 한라산과 올레를 찾는 내국인들을 겨냥한 4인 1실 상품과 항공사 연계 패키지 상품은 출시 직후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에서 방한한 관광객들을 제주로 유치하기 위한 경유 상품을 개발하는 등 시장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주저하지 않았다.

박성배 호텔더원 총지배인은 "내국인들의 객실 점유율은 3월 현재 96%까지 치솟았다. 유커들이 찾아 와도 내어줄 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도내 숙박업계는 공급 과잉과 유커 감소로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서비스 질 하락 등 제주관광 만족도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하한가 도입 등 행정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제주 최초로 필리핀 세부를 잇는 전세기를 유치한 향토여행사 '㈜제주도여행정보서비스'는 끊임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강인철 ㈜제주도여행정보서비스 대표의 다이어리에는 전세기 취항 일정이 빼곡하다.

다음달 5일부터 무려 20회에 걸쳐 마닐라에서 출발한 전세기가 제주에 오기로 했으며, 10월에는 세부에서, 또 6·8·10월에는 몽골에서 네차례에 걸쳐 전세기가 취항한다.

모두 강인철 대표와 직원들이 현지 항공사와 여행업계를 직접 찾아가 발품을 판 결과로 관광당국도 해내지 못한 시장다변화를 향토여행사가 이뤄내고 있다.

강 대표는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출장 갔다가 오늘(14일) 내려왔다. 전세기 취항 시장을 무슬림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장다변화를 위한 행정의 지원이 중요하지만 무작정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전세기 취항은 처음이 힘들고 이후에는 수월하기 때문에 행정에서 포문만 열어주면 업계들이 자생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