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개인에 이어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시킨 이후 제주관광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숙박·음식·운수 등 관련업계가 존폐의 기로에 놓인데다 농수축산물 소비마저 덩달아 급감, 도내 경제가 사상 유례없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서는 중국에 치우친 외국인 관광객 시장을 다변화하고 피해가 큰 업체에 자금을 긴급 지원키로 하는 등 각종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시장다변화를 통해 제주관광의 체질을 개선하자는 외침은 현재로서는 희망사항일 뿐 당장 시급한 것은 그동안 중국인에 치여 제주관광을 자의반 타의반 꺼려온 내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이다.

실제로 내국인 위주로 운영해온 도내 일부 유명관광지와 숙박·여행업체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여유가 생긴 항공권을 통해 내국인 유치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절망적인 제주관광에 그나마 여유 있는 하늘길이 한줄기 희망으로 비쳐지고 있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들이 느닷없이 항공료를 줄줄이 인상, 제주관광 회생 노력에 찬물을 뿌리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제주-대구 주말요금을 6만4800원에서 7만2000원(공항시설사용료·유류할증료 제외)으로 7200원 올리는 등 제주-김포·부산·청주·대구 등 4개 노선의 요금을 2.6~11.5% 인상, 오는 30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지난 1·2월말 각각 국내선 항공료를 올린데 이어 이스타항공·에어부산도 오는 26·27일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로 개인소비마저 위축되는 마당에 항공료 인상은 소탐대실이라는 판단이다. 메르스보다 더 무섭다는 중국의 사드 보복을 이겨내기 위한 저비용항공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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