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조치 돌파구 찾나

유커들의 방한 관광이 전면 중단된 16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도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관광업계, 지질트레일·올레길 걷기 상품 등 자구책 마련 
제주도 대책 촉구에 정부 "제주관광 국민 캠페인 추진"

중국의 '방한금지령'으로 제주관광이 유례없는 침체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빠져나간 빈자리가 내국인 관광객들로 채워지는 상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짧은 기간에 관광시장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정부와 제주도정, 관련업계가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관광이 전면 중단된 16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3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2635명 대비 7.2% 증가했다.

이 중 유커 1500여명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은 2200여명으로 전년 6923명보다 68.2% 급감했지만 3만2800여명의 내국인들이 입도하며 사드 여파에 따른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이달부터 15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유커는 전년 9만6967명 대비 36.6% 줄어든 6만1477명에 불과했지만 내국인은 11.3% 증가한 42만9682명을 기록하는 등 유커 감소 여파를 최소화하고 있다.

학교 개학에 따른 수학여행단과 제주에서 봄을 만끽하기 위한 계절관광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도내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로 '안심수학여행서비스'를 신청한 수학여행단은 16일 현재 172개교(3만450여명)로 전년 동기 130개교보다 32.3% 증가했다. 지난해 총 1369개교가 방문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는 1800개교 이상이 입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 관광당국 및 여행업계들도 내국인 관광객 활성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JTO)는 내국인 개별관광객을 타깃으로 선흘·한남·하례·청수·무릉리 및 예래동 등 도내 생태마을과 연계한 관광 상품인 '에코파티'를 추진하고 있다.

유커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는 도내 여행사들도 산방산·용머리해안 등 지질트레일과 올레길 걷기, 조랑말 체험 등 제주의 봄을 테마로 한 관광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내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도 16일 서울본부에서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만나 제주관광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유동훈 차관은 "내수진작을 위해 제주에서 관광요금을 할인하는 등 그랜드 세일행사를 추진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겠다"며 "교육부와 협의해서 수학여행을 제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와 도정, 관광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내국인 관광 활성화를 선택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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