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임명하던 국립대 총장이 직선제로 바뀐 것은 민주화 바람의 영향으로 1991년 교육공무원법이 개정된 이후부터다.

이에 따라 제주대학교는 1993년 제4대 총장에서부터 2010년 2월 치러진 8대 총장까지 교직원의 손으로 직접 총장을 뽑았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한 상징이자 국립대 구성원들의 자존심으로 손색이 없던 총장 직선제는 그러나 2012년 3월 폐지되고 말았다. 교육부가 '국립대학 선진화방안'에 의거, 신입생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을 무기로 직선제 폐지를 강요한데 대해 제주대가 교직원 투표를 통해 수용한 때문이다.

이후 2014년 2월 총장추천위원회를 통한 간접선거로 9대 총장 선거를 치른 제주대는 내년 2월 총장 임기 만료를 앞둬 간선제를 유지하느냐, 직선제로 되돌아가느냐 등을 놓고 고심중이다.

대학 총장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총장후보자를 공모한 후 총추위원의 투표를 거쳐 1·2순위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교육부가 1명을 총장으로 임용하는 현행 간선제는 많아야 60명의 총추위원을 대상으로 한 사전선거운동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교육부의 간선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직선제를 선택할 경우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가장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는 반면 정원 감축이나 각종 재정지원사업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직·간선제에 대한 장·단점이 확연히 갈리면서 교직원과 학생까지 참여하는 정책평가단과 현장평가단을 구성, 사실상 직선제나 다름없는 간선제로 최근 총장선거를 치른 전남대의 혼합형도 한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에서 유일한 4년제 국립대인 제주대학교는 구성원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일상생활과 자부심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대학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도민들의 의견까지 폭넓게 수렴해가며 가장 적절한 총장 선출방식을 선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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