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예정 中 대표 조각가 우웨이산 개인전 “힘들다” 통보
기획전.공연 등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행사 등 잇따라 삐걱

우웨이산 작 혼이여 돌아오라 연작 중(난징대학살기념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순수문화예술 분야에 계속해 번지고 있다.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한 도내외 행사가 다양하게 기획되면서 계속되는 파장에 긴장감을 더 하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 이하 도립미술관)는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으로 준비하던 ‘우웨이산 : 조각 속의 중국’ 전시가 공식 취소됐다고 18일 확인됐다. 지난 2월 김준기 도립미술관장이 우웨이산 작가를 직접 만나 전시 관련 협의를 마치는 등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하반기 주요 일정’을 이유로 제주 전시가 어렵다는 통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웨이산 작가는 장쑤 출신의 조각가로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닌 예술가이기도 하다. 미술계에서는 ‘시대를 조각하는 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을 크다. 30여년간 조각 창작과 미술연구에 매진하며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조각창작에 융화시키는 등 현대적인 조각체계를 이룩한 인물로 평가된다. 난징대학살기념관 조각과 공자.노자 등 역사적 인물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문화부로부터 중국미술관 관장으로 임명받아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한 여러 전시와 교류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특별 개인전 취소는 단순한 일정 문제 이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최근 사드 문제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에서 자유롭지 못한 위치에 있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도립미술관을 포함한 국내 국공립 미술관 5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도 무산되는 등 올해 내 한중 수교 기념 전시 자체를 진행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의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연주회(131회 정기연주회 겸)도 객원 지휘자와 협연 연주자가 공연 일주일여 전 불참 통보를 하면서 사드 불똥에 진땀을 뺐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최근 원만하지 못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히는 등 전시가 힘들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기존 계획됐던 전시를 확대하는 등 대체 전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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