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병원은 도내 유일의 국립대학병원으로 지역 공공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제주대병원이 지난 2001년 제주시 아라동에 문을 연후 10년 넘게 국립대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홍보하지만 신뢰를 얻기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국민세금으로 운영중인 제주대병원이 잇따른 만성 적자, 청렴도 하락 등으로 방만 경영은 물론 도덕적 해이의 지적을 받고 있어 환골탈태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만성 적자난은 직원·가족 등에 대한 병원측의 진료비 감면액과 맞물리면서 더 불거진다.

2011~2016년 최근 6년간 당기순손실이 291억원에 달하지만 정규직을 중심으로 직원 등에 감면해준 진료비는 2011~2014년 4년간 13억원에 달한다. 재정적자를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 할 국립대병원이 과도한 진료비 감면액을 스스로 줄이는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음으로써 도덕적 해이의 비난까지 사고 있다.

부패 취약성을 스스로 개선해야 할 청렴도 분야 역시 성적이 초라하다. 올해 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266개 공공기관의 부패방지시책 평가 결과 제주대병원은 4등급으로 전년도 3등급에 비해 하락했다. 지난해 발표한 전국 45개 공공의료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제주대병원은 대학병원 10곳중 3등급에 그치면서 부패, 비위 근절을 위한 자구노력이 요구됐다.

제주대병원이 변화와 개혁을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 병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내부 문제를 시급히 치유하는 자성과 실천이 시급하다. 복지 차원에서 직원 등에 어느 정도 진료비 감면혜택을 줄 수는 있지만 만성 적자를 외면하면 선심성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청렴도 향상 역시 최첨단 장비·우수 의료진 확충과 더불어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인력을 갖춰도 불친절하거나 부패에 취약하면 병원의 질적 성장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세계적 병원으로의 발돋움은 임·직원들의 적자난 해소와 청렴도 향상 등 고통분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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