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0시19분께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서부두의 한 제빙공장 냉동창고에서 냉각팬이 고장나 암모니아 가스가 외부로 누출됐다. 사진=변미루 기자

제빙공장 냉각팬 고장 1~2㎏ 외부 누출
관광객 등 10여명 대피 2살 여아 병원행

제주의 한 제빙공장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누출돼 2살배기 여아가 병원에 옮겨지고 관광객 등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일 오전 10시19분께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서부두의 한 제빙공장 냉동창고에서 냉각팬이 고장나 암모니아 가스가 외부로 누출됐다. 암모니아 가스는 사람에게 노출될 경우 눈과 점막을 자극하고 심할 경우 호흡정지까지 이르게 하는 유독성 기체다.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가스 냄새가 퍼져나가면서 일대는 한순간 혼란에 휩싸였다. 

옆 건물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오모씨(54)는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눈조차 못 뜰 정도로 독한 냄새가 나 구토를 할 뻔했다. 아차하는 생각에 옆 식당에서 손님과 종업원 등 12명을 대피시켰다"며 "워낙 노후된 공장이라 종종 암모니아 냄새가 나도 넘어갔는데 앞으로 사고가 또 생길까봐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근처 식당에서 가족들과 아침식사를 하던 관광객 유모양(2)은 눈 따가움 등을 호소하며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공장 인근을 방문한 염모씨(50)도 가려움과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이들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상태다.

20일 오전 10시19분께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서부두의 한 제빙공장 냉동창고에서 냉각팬이 고장나 암모니아 가스가 외부로 누출됐다. 사진=변미루 기자

사고 당시 공장 당직실에는 직원 1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해당 사실은 뒤늦게 파악했다. 공장 관리인 강모씨(58)는 "사고가 2층 옥외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공장 내부에 있던 직원보다 주변 상인들이 먼저 인지해 119에 신고했다"며 "사고 직후 기계 가동을 정지시키고 모터 교체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신고가 접수되자 소방당국을 비롯해 한국가스안전공사, 군 당국까지 나서 현장 안전조치 및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열을 식히는 냉각팬이 고장나면서 배관 내 압력이 오르자 안전벨브가 작동해 암모니아 1~2㎏을 기체 상태로 물탱크에 분출시켰다"며 "이 과정에서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 가스와 암모니아수가 외부로 새어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변미루 기자

20일 오전 10시19분께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서부두의 한 제빙공장 냉동창고에서 냉각팬이 고장나 암모니아 가스가 외부로 누출됐다. 사진=변미루 기자
20일 오전 10시19분께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서부두의 한 제빙공장 냉동창고에서 냉각팬이 고장나 암모니아 가스가 외부로 누출됐다. 사진=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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