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정치부 차장

새옹지마(塞翁之馬).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이라는 뜻이다. 세상만사는 변화가 많아 어느 것이 '화'가 되고, 어느 것이 '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재앙도 슬퍼할 게 못되고 복도 기뻐할 것이 아님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변방에 살던 노인의 말이 달아났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말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 말이 준마와 함께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축하했다. 노인은 "도리어 화가 될는지 누가 알겠소"라고 했다. 말타기를 좋아하는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이것이 또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태연하게 받아들였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마을 젊은이들은 전쟁터로 불려 나가 대부분 죽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말에서 떨어져 장애인이 됐기 때문에 전쟁에 나가지 않아 죽음을 면하게 됐다. 

지난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51.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8.02%를 얻은 문재인 후보를 누르며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350여 일 남겨둔 지난 10일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고 물러났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오는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른바 '장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제주지역에서도 대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문재인·안희정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지지자를 중심으로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민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선거 기간은 어느 후보가 제주 발전과 도민을 위한 공약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충분히 검증하기에는 짧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도민들의 선택권이 '대세론'에 묻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지자들이 유력 대권 주자에게 제주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을 공약으로 반영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하는 모습보다 지지 선언에 집중하는 것 같아 아쉽다. 지지 선언이 자칫 국민에게 촛불을 들게 했던 세 대결, 세 과시, 줄 세우기 등 청산해야 할 모습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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