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재배중인 콩나물 콩은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특산품으로 자리한다.

2009년 6900여㏊의 제주산 콩나물 콩 재배면적은 중국산 등 수입산에 밀려 줄어들고 있지만 2015년에도 4800㏊에 이른다. 재배농가도 3500여명으로 마늘재배 농가 수 3600여명과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할때 콩나물 콩은 도내에서 매우 중요한 밭작물로 평가되고 있다. 

전국 주산지 명성에 맞게 제주농협을 중심으로 한 콩나물 콩의 경쟁력 강화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농협과 제주도 농정당국은 수입산 공세와 고령화·인력난 등 콩나물 콩 재배농가들이 당면한 내·외부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계화 촉진은 물론 농가들이 필요한 종자 전량을 공급하는 '100% 자급화'를 2013년부터 추진했다. 당시 제주농협은 채종포를 설치해 농가들이 필요로 하는 콩나물 콩 우량 종자를 매년 100t씩 생산·보급하는 100% 자급화 계획을 밝혔다. 

제주농협이 콩나물 콩 경쟁력 강화의 자급화를 추진한지 올해로 5년을 맞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채종포에서 실제로 확보한 종자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농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2015·2016년 자급량이 각각 38t, 63t에 불과해 전남에서 55t, 63t을 들여와 겨우 보충한 가운데 올해는 종자 확보난이 더 심각하다. 도내 농가들이 품질인증을 거친 정부 보급종 106.4t을 신청했지만 배정량이 27.2t에 불과하고, 매년 의존했던 전남·전북 역시 쌀 대신 콩으로 작형을 전환한 지역내 농가에 전량을 배정함으로써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농가들의 종자 확보난은 콩나물 콩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변화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한 제주농협의 책임이 크다. 종자 100% 자급화가 말로 그치는 데다 타 지역의 작물 재배전환 움직임도 제대로 파악지 못해 화를 키운 탓이다. 콩나물콩 경쟁력 강화가 헛구호로 그치지 않도록 농협은 부족량 확보를 위한 해결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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