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카르텔은 시장통제를 목적으로 동일 산업부문의 독립기업을 독점적으로 결합시키는 기업연합 형태를 뜻한다. 카르텔이 성립 및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은 같은 분야에서 참가기업이 비교적 소수일 때, 참가기업의 경제력의 차이가 적을 때, 강력한 외부의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을 때 등이다. 카르텔은 시장을 지배하고 소수의 기업들이 최고의 이윤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카르텔은 다른 의미로 독점적인 기득권 세력을 의미하거나 기업의 고질적인 담합행위 등을 지적할때도 표현된다.

우리나라에서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는 주요 분야는 바로 항공사와 정유사다. 10개 업체도 안되는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배분하고 있고, 신규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경쟁보다는 일종의 연합행태를 띠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항공이 가격변동시 2대주주인 제주도와 협의해야 한다는 협의사항을 무시하고 제주노선을 비롯한 국내선 항공료금 인상을 고시했다. 이에 앞서 제주를 제외한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가격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일종의 사전협의에 의해 순차적으로 항공료를 올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들이 국내선가격을 인상하자마자 우리나라 양대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선 가격인상을 전격 공시했다. 그동안 국내 항공사들의 요금인상 사례를 보면 대한항공 역시 국내선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내항공사의 운임변동을 놓고 '짜고 친 고스톱' 또는 '담합', '항공사 카르텔'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항공기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국내선 운임 인상시 직접적이고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제주관광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인 내국인관광객 유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아니면 국내항공사들이 제주방문 내국관광객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수익극대화를 위해 봄철성수기를 앞두고 가격을 올렸을 수도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라는 큰 위기에 고통은 분담은커녕 이익만 챙기려는 항공사카르텔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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